▲깊은 바다 속 풍경 같은 에베레스트 롱부크 계곡
최오균
히말라야 산양들이 뭔가를 뜯어먹고 있다. 이 척박한 고원지대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그래도 무너진 돌 틈에 뭔가 뜯어 먹을 풀이 있나보다. 꽁지는 짧고 털 색깔은 바위 빛과 같다. 녀석들은 짝을 지어 다니고 있다. 동물들의 세계는 참으로 신비하다. 이렇게 메마르고 황량한 고원지대에 적을 하며 살아가다니…
히말라야 영혼의 노래를 부르는 티벳 마부들 가파른 길에서 마부들은 마차에서 내리더니 걸어서 간다. 말에게 힘을 덜어주려는 모양이다. 마부들의 키는 우리보다 작은데 그들은 평지를 걷듯 경쾌하게 걸어간다. 마부들의 이름은 응표와 가구찌라고 한다. 그들의 심장은 도대체 얼마나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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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정 히말라야 영혼의 노래를 부르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마부들 ⓒ 최오균
흙먼지가 휘날리는 자갈길을 걷다가 마부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티벳 특유의 고산지대 노래다. 음이 높고 곱다. 마치 우리나라의 농부들이 모내기를 하거나 밭을 갈 때 부르는 민요 '얼럴루 상사디야 에루야 벗님네야'와 비슷한 곡조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마부들의 노래가 에베레스트 계곡을 타고 은은히 흘러갔다. 그들의 노래 소리는 마치 티벳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영혼의 소리처럼 들려왔다. 뜻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처량하게 들리면서도 뭔가 고통을 달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말들도 마부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걸어간다. 마부의 영혼과 말들의 영혼이 서로 통하는 모양이다.
계곡에는 수많은 야크 떼들이 풀을 뜯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돌과 흙으로만 보이는데 야크들이 먹을 풀이 있는 모양이다. 바다 속처럼 아득하게만 보이는 계곡… 우리는 계곡 양쪽에 산호색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에베레스트가 보이는 곳에 언덕이 나타났다. 그 밑에는 텐트들이 줄지어 늘어 서 있다. 텐트로 만든 숙소다. 그 이름들이 재미있다. 초모랑마 호텔(Qomolangma Hotel),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nia) 등 세계 유수의 호텔들(?)이 줄잡아 40~50개나 늘어서 있다. 텐트 하나에 8명 정도가 잠을 잘 수가 있다니 400명 정도가 동시에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텐트 호텔에서 숙박을 하며 초모랑마 해맞이를 하는 것도 멋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