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위 "국회, 기한어겨... 자체기준으로 작업 착수"

등록 2015.08.13 16:31수정 2015.08.13 16:31
0
원고료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작업을 담당한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13일 국회가 획정기준 마련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을 비판하면서 조속히 획정기준과 의원정수 증원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획정안의 국회 제출 법정기한(10월13일)을 지키기 위해서 국회 정치개혁특위와는 별도로 선거구획정위가 자체적으로 획정기준 등을 설정하고 선거구 획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획정기준을 만들 법적인 권한은 국회에 있는 만큼 정개특위에서 기준을 만들어 보내면 그에 따라 선거구 획정안을 재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대년 선거구획정위원장을 비롯한 획정위원 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획정위는 "위원회가 제시한 기한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도 선거구획정 기준 등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답보상태인 정개특위의 진행경과를 볼때 향후 결정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국회가 선거구획정의 전제조건인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 선거구획정기준을 정해주지 않아 선거구획정 관련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킬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획정위는 "이제 선거구획정안 법정제출기한은 불과 두 달 밖에 남지 않았고 더욱이 인구편차를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선거구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당장 획정기준 등이 결정돼도 시일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획정 작업을 지체할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선거구가 확정되는 과거의 퇴행적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며 "우리 위원회는 무작정 국회의 결정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획정위는 "현행법의 일반원칙과 공청회 등을 통해 확인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객관적인 획정기준 등을 설정하고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작업에 착수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획정위는 선거구획정 시 고려돼야 하는 인구, 행정구역, 지리, 교통, 생활문화권 등의 요소와 지방의원의 선거구역 등을 감안해 자체적인 획정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자의적 선거구획정인 '게리멘더링'을 방지하는 선거구획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획정 작업과 맞물려 있는 국회의원 정수문제에 대해서도 증가, 감소, 유지 등 다양한 의견들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획정위는 획정안 마련에 국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획정위는 다만 "국회가 헌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 선거구획정기준을 결정해 준다면 우리 위원회가 획정하는데 도움될 것"이라며 정개특위가 기준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획정작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획정위는 그러면서 "국민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국회는 우리 위원회가 제시하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획정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여야 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선거구획정위는 그동안 국회 자문기구 성격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당리당략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자의적인 선거구획정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중앙선관위 산하 독립기구로 출범했다. 

선거구획정위에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획정안을 제시하면 국회는 한 차례에 한해 거부할 수 있으며, 이후 재획정안이 제출되면 수정없이 무조건 수용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선거구획정위원회 #정치개혁 #국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5. 5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