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하는 박지만-정윤회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는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 박지만 EG회장(15일)과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 정윤회씨(10일).
권우성/이희훈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문건을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됐던 정윤회씨가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청와대 핵심 보좌관들을 만나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해임을 논의했다는 내용이었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찌라시 수준"이라고 반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일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정윤회씨 간의 권력 암투설로도 비화됐다. 특히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박 대통령을 16년간 보좌한 이들은 그동안 청와대의 최강 실세로 꼽혀왔다.
이는 박 대통령 특유의 '불통' 스타일에서 비롯된 의혹이었다는 점에서 '자책성' 악재로 평할 수 있다. 문건 유출에 관여됐던 최아무개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한아무개 경위가 청와대의 회유 사실을 폭로했다가 번복하는 등 믿을 수 없는 정황들도 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12월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하기 전 "조금만 확인해 보면 금방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 같이 보도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 같이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1월 청와대 조직개편 당시에도 김기춘 실장과 이재만·정호성 비서관을 그대로 유임시켰고, 제2부속실을 맡았던 안봉근 비서관만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수평이동시켰다.
상황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검찰 수사에서 해당 의혹들은 '사실무근'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문건유출 당사자'로 기소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최근 재판에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지시로 문건을 작성한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당시 큰 타격을 받았다. 문건유출 혐의를 받던 최아무개 경위가 자살한 12월 3주차 당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정례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 미만인 3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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