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하얀 알비노 큰돌고래 '앤젤'다이지 앞바다에서 무리들과 자유롭게 헤엄치다 2014년 1월 포획돼 수족관 신세가 된 알비노 큰돌고래 앤젤이 다이지 해양수족관에서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핫핑크돌핀스
혹시 여러분들은 수족관 고래들의 생존률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요즘 울산 앞바다 등 동해안에서 몇 천 마리 무리를 이뤄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참돌고래는 성격이 급해 수조에 두면 금세 폐사하고 맙니다.
돌고래 쇼에 이용할 수 없지요. 그나마 성격이 온순해서 수족관 사육이 보다 용이하다고 알려진 큰돌고래도 감금 후 2년 내에 50% 이상이 폐사합니다. 바다에서 보통 40년을 사는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 10년 이상 살기 힘들고, 많은 경우 2년을 채 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들을 시설에 가둬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돌고래들이 계속 죽어나가기 때문에 한 번 수족관 시설을 지어 놓으면 계속 고래들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한국 해역에서 고래류를 전시 목적으로 잡아올 수가 없게 됐기 때문에 시설을 폐쇄하지 않는 이상 가까운 일본 다이지에서 돌고래들을 계속 수입해올 수밖에 없습니다.
<재팬타임스>의 기자를 통해 들은 바로는 일본 다이지의 고래류 수출 장부를 확인해보니 다이지가 매년 1천 마리 정도의 돌고래 등을 해외 쇼장에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돌고래 한 마리당 가격이 1억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해보면, 이 조그만 마을에서 왜 그렇게 돌고래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지 알만 합니다.
중국에서는 올해 일본 다이지에서 150마리의 돌고래를 사가겠다고 구매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다이지 돌고래들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나라들에서부터 이집트의 사막에 지어진 수족관과 카리브 해의 리조트까지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 돌고래들이 몇 년 안에 죽으면 재구매가 이뤄지겠지요. 이렇게 다이지의 고래 잡이 산업이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래 쇼장과 해양 수족관에 이어 고래박물관 본관에서는 '고래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집착'에서 비롯됐을 것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혀, 눈, 생식기, 수염 등 고래의 신체 부위를 하나하나 떼어내어 전시하고 있고, 1개월부터 출산이 임박한 11개월째까지 어미의 자궁에서 자라다 만 태아고래의 사체도 각 개월 수별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습니다. 일본의 자랑스러운 포경 역사를 보여주는 특별전까지 보고 나오면 이제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각양각색의 고래고기 가공품들입니다.
눈과 귀와 손으로 온갖 종류의 고래를 실컷 즐겼으니 이제 코와 혀로 고래를 즐길 차례인가요? 꼭 한 점 먹어봐야 비로소 고래 관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은 이미 자체 조달한 고래 고기가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어서 수입이 필요 없지만, 다이지는 이렇게 살아 있는 고래와 죽은 고래를 세계 시장에 내다팔아 큰 돈을 벌어들입니다. '공장형 포경'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합니다.
야만의 공장형 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