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파라거스 앞에서 활짝 웃는 도랑골마님
강미애
이곳 정원에서 따온 복숭아와 배, 사과, 방울토마토 그리고 박으로 만든 박정과가 후식으로 나왔네요. 나무에서 금방 따온 듯한 사과도 있습니다. 식사 후에 이 집 정원을 한 바퀴 둘러 보았는데요. 땅에 닿을 듯이 주렁주렁 달린 사과나무 그늘 아래에 놀던 닭들이 낯선 사람을 보고 흩어져 도망을 갑니다.
앗, 추사 밥상에서 맛본 쫀득한 감칠맛이 돌던 그 박나물의 주인공 박이 여기저기 사방에서 자라고 있어요. 박나물이 맛있다는 것을 이 집에서 처음 알았답니다. 박은 식물성 칼슘이 풍부해 벼에 좋고 박의 찬성분은 가슴의 열을 내려준다고 합니다.
이 집 연못에는 연꽃이 자라고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미꾸라지들도 많고 닭들이 덥다고 연못의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도랑골의 친절한 주인께서 연못에 있는 연밥을 맛보라고 따주셨습니다. 땅콩처럼 생긴 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파란 싹은 먹지 않아야 쓴맛이 안 난다고 일러 주네요. 저는 연밥이라고 해서 연 잎사귀에 싼 밥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집에서 처음 연못 위의 연밥을 먹어 보았네요.
이 집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꽃들로 아름답고 하얀 설경 속의 멋진 모습을 상상합니다. 사계절 중 언제가 제일 좋으냐고 묻는 방문객의 질문에 이 집주인은 가을이 참 좋다고 자랑합니다.
아직 푸른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들도 있고 사과, 배, 대추 과일 나무들도 많습니다.
이 집 주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살다가 19살에 자연 속 생활이 그리워 이곳에 터를 잡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래 전 두 분은 젖소와 과수원을 하셨습니다. 특히 우리 음식에 관심이 많은 마님께서는 시군에서 운영하는 '예산군 우리음식 연구회'에 가입하여 본격적인 향토음식 교육에 참여 하는 등 많은 연구 노력 끝에 2013년 진흥청 지원 사업으로 농가 맛집에 선정되었습니다. 이곳 터전에 집을 짓고 도랑골 손맛집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