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ㅗ
오세진
"자기가 위에 열쇠 잠갔어?" "어? 아닌데..."이상하다. 따로 위쪽 열쇠는 잠그지 않고 다녔기에 비밀번호만 누르고 들어가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내부에서 누군가가 잠가놓은 것이었다.
'엄마가 왔나?' 별 일 아니라 생각하고 초인종을 눌렀지만 대답은 없고, 그제서야 불안한 마음이 든 우리는 있는 힘껏 문을 당겨 윗 고리를 부수고 집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집은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는데... 안방을 들어간 순간! 헉, 누군가 다녀갔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워낙 정리를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커다란 액세서리함에 패물이며 싸구려 액세서리 등을 섞어 넣어 두었는데 마치 두더지가 땅을 파듯, 그 안에 있는 액세서리들만 파헤쳐 나와 있고, 그 중 정확히 폐물이 사라져 버렸다. 다른 곳은 손을 댄 흔적 조차 없었다.
패물 외에도 금이 조금이라도 섞인 것은 무조건 사라졌고, 정말 싸구려 액세서리만 남아 있었다. 가져가려면 통째로 다 가져가지. 그마저 버리기 귀찮은지 감쪽 같이 내 것과 신랑 것 모두 값 나가는 것만 가져간 것이다.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지, 어떤 선별 기계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둑의 치밀함에 우리는 완전히 혀를 내둘렀다.
설마 다른 것도? 다른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아! 왜 이런 사단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을 만한 단서가 나왔다. 정확히 작은 방 둘째 서랍만 열려 있었고, 그 안에 있던 현금 100만 원 가량이 사라졌다.
그날 돈 쓸 일이 있어서 낮에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집으로 걸어왔고, 방에 앉아 돈이
맞는지 센 뒤 둘째 서랍에 넣어뒀다. 은행에서부터 나를 미행했는지, 아님 돈을 세고 있는
나를 윗층 어딘가에서 지켜봤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확실한 것은 돈이 정확히 둘째 서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를... 지켜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