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가 '파욱' 수행 할 수 있었던 까닭

[서평] 의사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등록 2015.09.14 15:24수정 2015.09.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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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라'고 합니다. '믿어 달라'고 합니다. '믿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금껏 '믿음'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추상적으로, 아주 막연하게 그냥 믿어주는 게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믿음의 역할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믿는다는 것은 믿음의 대상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다. 정확히 알면 그대로 알면 되지 믿을 필요가 없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308쪽-


맞습니다. 그 사람이 진짜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안다면 그냥 '그 사람이 나를 진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되는 것입니다. 진짜 사랑하는 지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예수가, 부처가, 알라가 진짜 전지전능한 존재임을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면 그냥 그 능력을 알고 따르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전지전능을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믿음이 강조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기서 내가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모르긴 하지만 믿으니 한번 해볼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것을 믿고 그에 따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에 쉽지 않은 수행의 길에 나선 것도 붓다에 대한 믿음과 파욱 수행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 308쪽-

위 인용 글은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가 <사마타와 위빠사나>(지은이 전현수, 펴낸곳 불광출판사)를 맺으며 한 '맺는말' 중 일부입니다.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사마타와 위빠사나> (지은이 전현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7일 / 값 16,000원>
<사마타와 위빠사나> (지은이 전현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7일 / 값 16,000원>불광출판사
<사마타와 위빠사나>(지은이 전현수, 펴곳 불광출판사)는 정신과 전문의인 전현수 박사가 강남에서 잘 나가던 병원 문을 두 번이나 닫고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체험한 수행에 대한 체험담이자 경험으로 확인한 결론입니다.

저자가 몸으로 부닥뜨리며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체험한 결론은 정신치료적인 의미와 정신건강적인 의미 모두에서 도움이 된다는, 유의미하다는 주장입니다. 


책은 저자가 불교와 인연을 맺고 수행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어 파욱 수행의 실체, 파욱 수행은 어떤 것이며, 핵심은 무엇인지, 파욱 수행으로 경험하고자 했던 목표 등이 파욱 수행에 대한 예비지식처럼 설명되고 파욱 수행에 대한 내용이 매뉴얼처럼 소개되고 가이드북처럼 이어집니다.

파욱 수행이란 붓다 당시의 수행전통을 복원한 파욱 사야도('파욱 센터의 큰스님)전통 수행법을 말합니다. '사마타'란 삼매를 닦는 것을 말하고, '위빠사나'는 궁극 실재인 물질, 마음, 마음부수, 연기의 특성인 무상, 고, 무아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붓다 당시의 수행전통을 복원한 파욱 수행법으로 저자가 사마타와 위빠사나로 수행하며 체득한 경험담이 될 거입니다.입니다. 사마타나 위빠사나 모두의 궁극 목표는 수행입니다.

수행에 필요한 내면적인 무엇과 어떻게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지그시 움켜쥔 양손을 무릎에 살며시 올려놓고,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명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의 이런 모습(자세)은 명상을 하기 위한 자세입니다. 형식이 내용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이런 자세가 명상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전형적인 자세로 굳혀졌을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 자세가 명상의 전부는 아닙니다.

체계적인 명상을 위해서는 외형적인 자세보다도 내면적 무엇과 어떻게 가 더 필요합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니 그냥 따라하면 됩니다. 하지만 내면적인 무엇과 어떻게는 무형이라서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습니다.

저자가 몸으로 부닥뜨리며 체험으로 남긴 흔적은 수행을 하는데 꼭 필요란 길, 무형이라서 초보자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내면적 무엇과 어떻게 라는 방법을 가시적으로 짐작하게 하는 실루엣입니다.

수행이 무엇이고, 명상이 정신 건강에 어떻게 좋은 지를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큼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직접 체험한 경험으로 명상(수행)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루엣처럼 투영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먼저 경험해 보니 정신치료적인 의미와 정신건강적인 의미 모두에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가 몸으로 겪은 결론이 그러하다면 <사마타와 위빠사나>에서 찾을 수 있는 수행(명상)은 마음과 가슴이 아픈 시대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치유하거나 정신건강을 위해 좇을 수 있는 무형의 길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사마타와 위빠사나> (지은이 전현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7일 / 값 16,000원>

정신과 의사의 체험으로 보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 개정판

전현수 지음,
불광출판사, 2018


#사마타와 위빠사나 #전현수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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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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