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한 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 정문 맞은편에 있는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천막농성장에서 한 화물노동자가 상념에 잠겨 있다.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충북 음성군에 있는 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서 근무하는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노동자 40명이 노사 합의 이행과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21일째를 맞았다.
추석명절을 3일 앞둔 지난 23일 자정 경찰이 천막농성장에 들이닥쳤다. 이날 경찰은 불법 시위용품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는 이유로 농성장을 덮쳤지만, 압수수색영장을 보여 달라는 화물노동자들의 요구에 이를 제시하지 못했다.
풀무원분회 측은 이날 자신의 냉동탑차 밑에서 차축과 자신을 하나로 묶고 옥쇄 투쟁을 벌이던 화물노동자 이현철(35)씨를 경찰이 끌어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5일 새벽 옥쇄투쟁을 시작해 9일 동안 아스팔트 위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관련기사:
"아내가 알면 많이 울텐데" 쇠사슬 묶고 트럭 밑으로).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 왔지만 이들에게 명절은 언감생심이다. 당장 카드빚을 막지 못해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히게 생겼기 때문이다. 엑소후레쉬물류와 계약을 맺은 대원냉동 측이 500여만 원에 달하는 지난달 유류대를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원냉동 측은 지난 15일 오후 유류대를 지급하지 못하겠다는 문자를 화물노동자에게 보냈다. 유류대는 화물노동자가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하고 사후에 회사로부터 돌려받는다. 하지만 이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유류대 지급 불가를 통보한 것이다.
구재민 대원냉동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화물노동자들이) 불법파업을 하고 있는데 기름값보다 파업비용이 더 나오기 때문에 채권확보 차원에서 유류비 지급을 일단 중지해 놓은 상태"라며 "파업이 끝나면 유류대를 지급할 예정이지만, 파업 비용을 공제하고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임금 체불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19만823명이 임금 체불 신고를 했고, 금액은 853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추석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