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초청장'황혼의 길손' 사진전 초청장
은빛둥지
노인들이 디지털 사진전을 연다는 소식도 낯설게 들리는데, 열 번째로 노인들의 사진전을 연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는 10월 14일 오전 10시, 안산시 상록구청 시민홀에서 제10회 사진전시회 '황혼의 길손' 개막식이 거행된다. 구청 로비에 일주일 동안 노인들의 사진작품이 전시돼, 시민들을 맞이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우직하게(?) 개최해 온 '은빛둥지' 노인들의 디지털 카메라 사진전시회가 열 번째를 맞이하는 것이다.
은빛둥지, 올해로 열번째 사진전 개최은빛둥지가 안산의 한구석 본오동에서 조용히 둥지를 튼지 15년, 동네 노인들의 조그마한 컴퓨터 동아리는 이제 지역사회를 넘어 한국 노인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며 행동하는 노인사회단체로 성장하였다.
초고령사회를 코앞에 둔 한국은 다양한 노인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해석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급격히 대두되는 노인문제를 모두 처리하기는 어려우므로 노인 스스로의 자각과 그에 따른 행동이 필요한 때다.
은빛둥지는 지난 15년간 노인 스스로의 자각과 행동이 중요함을 절감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사진전도 줄기차게 열어 열 번을 이어오게 된 것이다.
은빛둥지에는 1년 과정으로 진행되는 사진학습반이 개설되어 있다.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는 노인들 20여 명이 1년 동안 전국 명산대천을 다니며 촬영을 하고, 그렇게 찍은 작품 중에서 한두 작품을 골라 전시회에 출품하여 사진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1년 동안의 사진학습을 마무리한다.
노인들은 졸업식이기도 한 이 전시회에 가족과 친지들을 초대하고, 지역사회단체를 이끄는 활동가와 기관장들이 참석하여 새로운 지역문화를 정착시키는 노인들의 작업에 찬사와 격려를 쏟을 예정이다.
'황혼의 길손' 사진전의 특기 중 하나는 자신이 배운 사진 기술을 다른 노인들과 나누는 영정봉사 사업이다. 많은 노인들을 전시회장으로 초청하여 현장 스튜디오에서 무료 영정사진을 제작해주는 오래된 사업이다.
이른바 노노봉사(老老奉仕)로, 매년 500명 이상의 노인들에게 봉사를 해왔고 올해까지 수혜자가 5000명이 넘는다.
사진전 개막식에서는 올해에 촬영된 영정사진 증정식이 있는데, 봉사자나 수혜자가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훈훈한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