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본부 임원들이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쌀값 폭락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전농 충남도 연맹
황금 들녘엔 소담스런 벼 이삭이 하루가 다르게 고개를 숙여 풍년 농사를 예고하는데 쌀값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7만 원대를 유지하던 80㎏ 쌀 1가마가 최근 1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9월 초 쌀값은 5만 원(조곡 40㎏ 1포대)대로 전년 동기 6만2000원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 이에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위기에 처해 근심만 깊어지고 있다.
전국의 농민단체들은 잇따라 기자회견과 집회를 예고하며 정부에 공공비축미 매입확대와 대북 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전국 쌀 생산자협회 충남본부는 지난 5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쌀 생산 농민 소득 수준, 15년 전에 머물고 있다"장명진 전농충남도연맹 의장은 "2005년 추곡수매제 폐지 후 쌀 소득 보전직불제가 시행되며 쌀 생산 농민들은 15년 전인 2000년도의 소득수준에 머물고 있다. 만약 직장인들의 월급이 15년 전 보다 적다면 어떻겠느냐. 우리 농민들은 지난 20년 동안 개방농정에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면서도 고향과 민족의 주식인 식량 주권을 지키며 버텨왔다. 더는 농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고 호소했다.
또 "정부는 매년 41만 톤의 쌀을 수입하면서 우리 쌀은 36만 톤을 매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공비축미 매입물량 증대를 요구했다.
이어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밥쌀용 쌀 수입으로 인해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대로 밥쌀용 쌀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저가수입 쌀 40만8700톤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공공비축미 매입량 100만 톤 확대와 대북 쌀 40만 톤 지원으로 남북교류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대농협 요구사항으로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에 벼 매입자금을 2배 이상 증액 지원할 것과 벼 수매 우선지급금을 작년 확정가격으로 지급하고 자체매입 벼 수분율을 16%로 통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를 향해서는 지자체, 농협, 농민단체가 참여한 쌀값 폭락대책기구 구성과 생산비 보장을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천명했다.
(사)한국 쌀 전업농 중앙연합회도 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쌀 수확기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09년 이후 최대의 풍년이 예상되고 햅쌀의 시장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쌀시장의 대혼란이 예고된다. 정부는 조속한 쌀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예고된 수급불균형은 최적의 기상조건과 수급조절대책 부재가 원인으로 농업인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라"고 요구한 뒤 농업인들의 요구가 무시될 경우 전국적인 규탄대회와 대규모 농민집회가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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