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의 수문이 열리고 1m가량 물이 빠지면서 1.5m 수심 층에서 자라던 이끼벌레가 물 박으로 드러났다.
김종술
첫 번째로 찾아간 백제보 전망대 아래에서는 늦가을까지 녹조가 번성하는 곳이다. 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녹조 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물 배추와 부레옥잠, 보릿짚을 강물에 띄어 놓았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자라는 물 배추와 부레옥잠이 본류로 흘러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수공에서 고용한 부유물수거 업체에서는 부유물과 함께 걷어내고 있었다.
백제보 좌안 하류 700m 지점 선착장에도 녹조가 가장자리를 뒤덮고 있었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물 배추까지 강변은 온통 푸른빛이다. 주변 풀밭과 자갈, 모래에도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보 하류임에도 악취가 심각할 정도로 풍기고 있다. 건너편 상류도 마찬가지로 녹조가 보인다.
공주보 콘크리트 고정보에 수문이 열렸다. 녹색 강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면서 하얀 물거품을 만들어 냈다. 시료 채취를 위해 상류 2km 지점 백제큰다리에서는 두 명의 낚시꾼이 녹색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멋쩍었는지 한 낚시꾼이 웃으며 다가온다.
"고기가 다 어디로 갔는지 한 마리도 안 나와요."1m 이상 물이 빠지면서 교각보호공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물 밖으로 드러난 석축 바닥에 손톱만한 이끼벌레가 수백 마리 보인다. 주변을 탐색하던 중 주먹 크기부터 애호박 크기의 이끼벌레가 지천이다. 탁한 물빛에 1.5m 수심 층에서 붙어서 자라던 이끼벌레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것.
살아있는 갈대 뿌리에도 자갈과 바위에도 죽은 나뭇가지에도 덕지덕지 자라고 있다. 내장이 터져 나온 팔뚝만한 물고기에는 날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있다. 주변 수풀 속에서는 늙은 호박처럼 커다란 이끼벌레까지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
지난 6월 <오마이뉴스> 금강 탐사에서 3m가 넘은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공주보 상류 1.5km 지점 쌍신공원을 찾아가 보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물 빠진 마름밭에서는 고구마 줄기에 매달린 것처럼 주렁주렁 이끼벌레가 볼 수 있었다. 수몰나무 뿌리에도 상당량의 이끼벌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금강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이끼벌레는 지난 장맛비에 떠내려갔다. 또 언론 보도에 시달리던 수공이 거둬가면서 물 밖에서는 볼 수 없었을 뿐 여전히 깊은 수심 층에서는 서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