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태민 회장
추광규
- 이런 문제가 신인 가수들의 경우 이 같은 문제로 해서 어떤 피해들이 발생하고 있는가."장기 출연을 미끼로 목돈을 건네주는 가수들의 경우에는 집을 팔아서 갖다 바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이로 인해 가수 한다고 나섰다가 가정이 깨졌다는 이야기도 실제로 들었다.
성인가요 전문방송사의 역할이 무엇인가. 실력 있는 가수를 발굴해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할 텐데, 누가 더 돈이 많이 있는지 그리고 누가 돈을 요구하면 더 잘 줄 것인지만 셈하고 있다. 제 표현으로 이런 방송사는 '쓰레기 방송사'라고 부르고 싶다.
저도 가수 생활한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저는 단 한 번도 돈을 주고 출연한 적이 없다. 그래서 1인 시위에 아무런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제가 성인가요 전문방송사들의 전체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질 좋은 몇 개의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인기 가수들이 끼어 있다고 해서 꼭 좋은 프로그램은 아니다. 무명 가수들이 출연했더라도 짜임새 있는 구성 등으로 얼마든지 좋은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 나는 그렇게 되길 원한다."
-성인가요 전문방송에 돈을 주고 출연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단순하다. 신인가수들의 경우 자신의 곡을 알릴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의 경우 트로트 가수들이 방송을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6시내고향'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은 유명 가수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인가수는 음반을 냈는데 알릴 곳이 없다. 이 상황에서 성인가요 전문방송이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돈을 주고서라도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는 것이고 또 이를 악용하는 게 성인가요 전문방송사다.
현재 음반시장은 아무나 음반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수로서 역량이 안 되는 사람은 기념 음반 발매로 끝나야 하는데 직업 가수를 꿈꾸게 된다. 일부 사람들이 이들을 부추겨서 프로 가수로 데뷔시키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자신들은 잘한다고 하겠지만, 가수로서의 기량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1년에 수백 명 가량 가수로 나서면서 경쟁이 붙을 정도라 자신을 알리는 문제가 현재는 굉장히 심각하다."
실력보다 '돈', 트로트 가요계 경쟁력 약화로- 1인 시위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성인가요 전문방송사들이 최소한 외주 제작은 원칙대로 하라는 것이다. 자회사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외주 제작을 맡기더라도 출연료를 투명하게 관리하라는 것이다.
또 외주 제작 업체들 경우 영세해서 출연료를 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돈을 받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 사람이 실력이 안 되어서 출연이 불가능하다면 이해를 하지만, 돈을 받고 무분별하게 출연시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자체에서 행사를 따오면서 수수료를 받으면 모든 가수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 빼버리고 사흘 전까지 설거지 하다 나온 아줌마 가수를 돈을 받고 띄워주기 위해 1번에 넣어 놓고, 실력있는 가수들은 기다리게 하면 되겠느냐.
돈을 내고 몇 차례 또는 몇십 회를 연속적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기하는 가수가 많은데 그런 출연이 계속되면 누가 봐도 안다. 방송사는 돈을 받은 만큼 횟수를 채워줘야 하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는데, 이제는 종식되어야만 할 것이다.
저 같은 경우 기회가 안 되어서 기다리라고 한다면 영원히라도 기다릴 수 있다. 또 그렇게 되면 가수들끼리 실력으로 경쟁하고 열의가 생겨서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또 이 같은 선의의 경쟁으로 대중에게는 좋은 가수들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제가 얼마 전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서빙하는 아줌마가 출연한 가수를 놓고 비웃더라. '아무나 가수를 할 수 있구나'라는 비아냥이었다. 얼굴이 뜨거웠다. 트로트 가수라는 게 창피해서 어디 가서 제가 트로트 가수라고 먼저 소개하지 않게 되더라.
그래서다. 성인가요 발전을 위한다는 미명을 쓰면서 뒤로는 금품이 왔다 갔다 하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은 이제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가수들이 노력하고 대중들에게 좋은 방송으로 다가간다면 광고가 붙지 말라고 해도 붙게 될 것이다. 그런데 돈 몇 푼에 눈이 멀어 가수들을 무분별하게 출연시키다 보니 방송 질이 떨어지고, 또 그렇게 되니 광고가 붙지 않는 것이다.
그로 인해 노래를 불러 생계를 이어가야 할 가수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돈을 받고 출연을 시키는 행태를 지금이라도 없애준다면 전 가수들에게 사랑받는 방송사가 될 것이다."
방송사 측 "돈 받고 출연시킨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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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 성인가요 전문 케이블 방송사의 상무는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금품수수 의혹에 선을 그었다.
그는 신인가수에게 돈을 받고 출연을 시킨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도 없고 저희는 가수들한테 돈을 받는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외주 제작사에게 송출료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는 "송출료라는 개념은 없으며 이해하셔야 할 부분이 많다"고 부인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시장조사과 담당자는 돈을 받고 방송에 출연시키는 게 위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방송사업자의 불공정행위는 방송법 제85조 2항 금지의 행위에서 규제하고 있는데 이 사안은 방송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인 외주제작업체나 가수들 사이의 문제로 방송법상의 규제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 담당자는 외주제작업체로부터 송출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 문제와 관련해 "외주제작 업체들로부터 송출료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고 한다면 제반사정을 고려해 자세히 검토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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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출연 미끼로 금품수수", 트로트가수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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