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가 지난 2014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이른바 '십상시'로 거론된 청와대 비서진과의 비밀회동이 있었는지, 비선을 통해 국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공안정국 조성의 공로를 인정 받아서였을까. 2013년 12월,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다. 당시 조영곤 지검장이 윤석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팀장과의 항명 사태로 사퇴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갑작스러운 인사였다.
그는 일사분란하게 조직을 추스른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처리한 사건 중 대표적인 사건은 두 가지로,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지국장 기소건이었다. 이 두 사건은 박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으로 청와대 의중대로 처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4년 연말 정국을 얼어붙게 했던, '정윤회 국정농단 문건'. 문건은 한때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정윤회씨가 국정을 농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씨는 자신을 '십상시'로 표현한 청와대 보고 문건 작성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수사하지 않고, 유출 의혹에만 열을 올렸다. 결국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등을 대통령기록물법 및 공무상기밀누설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청와대 코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조응천 전 비서관은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 기소가 잘못됐다는 판단이었다.
또 김수남의 서울중앙지검은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박 대통령의 7시간'에 의문을 제기한 가토 지국장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언론의 자유를 위축 시키는 과잉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 외에도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당시, 야당 의원들과 국정원 직원과의 '밤샘 대치'를 '감금'이라고 보고 야당 의원들을 약식 기소했다. 대선 개입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킨 기소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총장 김수남] 차기 총선·대선, 정치적 중립 우려 대한민국에서 선거는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과 같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불거졌고, 선거 때마다 투표소 조작, 부정선거 의혹 등이 일었다. 때문에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 유지는 민주주의의 존립과 연관된다.
차기 검찰총장의 가장 큰 의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의 공정한 관리다. 하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해왔다는 지적이 받고 있는 김 후보자가 이같은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지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김수남 불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수남 후보자는 죄가 없음이 분명함에도 정권의 입맛에 따른 청부수사를 했고, 사건이 무죄가 선고되어도 그는 승승장구했다"면서 "김수남 후보자는 부적격자로 정치적 독립 의지가 투철한 자가 검찰총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김 후보자 내정 하루 전인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권력 눈치 보지 말고 공정하게 검찰의 권한을 행사해달라는 것"이라며 "김수남 차장만큼은 검찰 권한을 오·남용한 인물로 아예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지 말았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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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정윤회 사건 진두지휘 새 검찰총장에 김수남,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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