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주가리장독대에 좌정해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가리 신표
하주성
과거 우리 풍속에 보면 사람이 거주하는 집안에는 수많은 신격이 있었다. 그 신격들은 상호 호응을 하면서 존재하지만, 서로가 하나의 신격으로 따로 직능을 갖고 있다. 집안에 이렇게 많은 신격들이 존재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네 사회가 그만큼 불안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집안에 있는 신격들을 보면 대문에는 수문대감이 지키고 있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마구간에는 우마대신이, 우물에는 용왕신이 자리하고 있다. 부엌으로 들어가면 조왕신이 있으며, 물독에는 용궁각시가 자리하고 있다. 마루대청에는 성주신이, 안방 시렁에는 조상신이 자리하고, 안방 벽에는 제석주머니에 삼불제석이 좌정한다.
장독대에는 터주가리에 터주신이 있고, 굴뚝에는 굴대장군이 자리한다. 집안에 이렇게 많은 신격들은 모두 가내의 식솔들을 보호하고, 가정의 안녕을 지켜주는 신격들이다. 이 중에서 현재까지 전해져 오는 것은 바로 대청마루에 좌정한 성주신과, 장독대에 좌정하고 있는 터주신, 그리고 부엌에 모시는 조왕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