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평화의 소녀상. 원주 시민들이 중심이 돼 6000여 만원의 시민 성금을 모아, 지난 8월 15일 원주시 시청공원 안에 건립됐다.
성낙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이 눈앞에 당면한 국가 과제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치러지고 있는 '수요 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지난 8월 15일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원주시가 먼저 활동에 들어갔다.
원주 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1일 원주시 시청공원 안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월례 수요 캠페인'을 실시했다. 원주시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앞으로 매월 둘째 주 수요일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원주를 비롯해 전국 13군데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는 전국 13군데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집회와 캠페인이 동시에 열리게 된다.
원주에서 열린 첫 수요 캠페인에는 원주 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을 비롯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노동조합, 참교육 학부모회, 원주시민연대 등 원주 시내 시민단체 대표들이 주로 참석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원주시민연대 이선경 대표는 캠페인에서 "원주에서도 수요 집회를 한다고 하니까 서울 정대협에서 '우리도 한두 번 할 줄 알았지 이렇게 25년 동안 할 줄 몰랐다. 원주도 걱정이 되지만, 같이 하면 앞당겨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지금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중 병상에 누워 계신, 거동을 할 수 없는 분이 절반 이상이어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반드시 위안부 문제가 해결이 돼야 하고 그게 또 살아 있는 우리들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원주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을 응원하기 위해 양구에서 원주까지 발걸음을 한 한명희씨(전 강원도청 여성복지국장)는 "위안부 문제가 단지 개인의 문제로 치부돼 왔던 수많은 시간을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일본의 사죄와 반성이 있을 때까지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오늘은) 이렇게 서울이 아니라 강원도에서 수요 집회를 갖게 된 것에 감동"을 받았다는 말과 함께, "오늘 캠페인을 함께 해서 너무나 감사하다. (원주 시민들에게) 앞으로도 평화의 소녀상이 춥거나 외롭지 않게 잘 지켜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시민모임은 이날 캠페인을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꾸준하게 펼친다는 계획이다. 시민모임은 이미 지난 10월 30일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정대협과 공동으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요구서를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1억인 서명운동을 지속하는 한편, 두 번째 캠페인이 실시되는 오는 12월 9일에는 전쟁범죄, 위안부 피해자, 일본교과서 왜곡 등과 관련이 있는 주제로 초청강연회와 시화전, 인권영화제 등을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