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판버러 에어쇼 2014록히드 마틴 사의 CEO 메릴린 휴슨이, 지난 2014년 7월 14일 영국 햄프셔 판버러 에어쇼 첫날 기자회견에 나서 F-35 전투기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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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투기 성능의 낱낱을 '밀리터리 매니아'수준으로 논의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F-35 사업이 미국과 주요 도입국가들에서 위기에 빠졌다는 점이다. 호주정부는 지난 2002년 비밀계약을 통해 100대의 F-35 구매를 결정했으나, 개발일정이 5년 넘게 지연되면서 공군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2013년, 24대의 F-18 슈퍼호넷 전투기로 일부 대체하고 F-35의 구매계약을 72대로 한차례 축소시킨 바 있다. 또한 캐나다의 경우 신임 트뤼도 총리가 65대의 F-35 구매계약을 백지화시켰다. 네덜란드는 애초 85대의 구매계약을 30대 수준으로 축소시키고, F-35로 대체시키려던 F-16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1월 4일 미 하원 국방위원회 소위에 출석한 미 해군 당국자들은 F-35C (F-35의 해군용 버전)의 납품지연으로 인해 호주와 마찬가지로 약 24~36기의 F-18 슈퍼호넷을 구매하고, 그만큼 F-35 구매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록히드마틴사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F-35의 헬멧안전 문제로 인해 설계변경 등 보완작업에만 1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기술결함과 납품지연, 그에 따른 구매계약 축소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미 상원 존 매케인 국방위원장은 F-35 생산계획의 감축을 천명하고 있고,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까지도 최근 미국의 유력 방송프로그램(Hugh Hewitt Show)에서 F-35 개발계획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유력 정치인들의 이러한 입장이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라고 보기 힘든 이유는 앞서 밝힌 것처럼 이미 F-35의 원조스텔스기인 F-22 사업이 대선을 계기로 생산 중단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결함 -> 비용상승 및 납품지연 -> 구매계약 취소 및 감축 -> 비용 추가상승 -> 생산중단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미 군수업계는 '죽음의 나선순환(death spiral)'으로 부른다. 앞서 밝힌대로 F-16과 지상전 지원기 A-10을 설계한 미국의 전설적인 엔지니어 피에르 스프레이는 지난 수년간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유력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F-35사업의 악순환을 지적해왔다. 그는 약 2500대 생산이 계획된 F-35의 실제 생산량은 500대 이내에서 중단될 것이고, 최종가격은 최근 추정치인 약 1억3천5백만 달러(약 1천5백억 원)를 넘어 최소 2억 달러(약 2천2백억 원)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 F-35 사업 "탈출비용" 최소화에 전력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