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딸이 대화하는 법 세 가지

엄마와 말다툼은 이제 그만, 나만의 노하우 공개

등록 2015.11.18 14:26수정 2015.11.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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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말다툼은 이제 그만, 나만의 노하우 공개
엄마와 말다툼은 이제 그만, 나만의 노하우 공개pixabay

우리 집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엄마와 나, 단 둘이 사는 작은 집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목소리가 높아진다.


엄마와의 대화가 대화 아닌 말다툼이 된 것은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인 것 같다.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해 기분이 썩 별로였던 나는 위로를 받고자 엄마에게 문자를 했었다. 하지만 되돌아온 것은 더 열심히 하라는 한 문장뿐이었다. 내가 원하는 답을 받지 못한 나는 그대로 화를 내버렸고 엄마는 다짜고짜 화내는 나를 꾸짖으셨다.

엄마와의 대화는 내용만 다를 뿐, 여전히 이런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한 마디에도 서로 과한 반응을 보이고 오고 가는 대화는 더 격렬해지는 것이다. 대학생이 된 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 문득 아직도 엄마와 말다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책을 참고해 적은 몇가지 대화 팁들
책을 참고해 적은 몇가지 대화 팁들최하연

나는 관계, 대화, 소통 관련된 책부터 읽어나갔다.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그렇기에 쉽게 간과해왔던 것들이 요목조목 쓰여 있었다. 내게 부족했던 것들은 노트에 적어가며 매일 상기시켰고 엄마와 대화를 할 때엔 이들을 적용했다.

결과는 눈에 띌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이제는 엄마와 말다툼이 아닌 진짜 대화를 하고 있었으며, 대화의 깊이도 깊어졌다. 부끄럽지만 내 노트에 적힌 세 가지 팁을 공개하고자 한다.

[팁1] 내가 말하는 습관을 체크하자


말에도 습관이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나에게 불리한 말을 할 때 목소리를 높인다. 좋지 않은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하는데, 말 그대로 '습관'인 까닭에 고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언어 습관, 가령 나도 모르게 사용하는 부정적인 단어나 반응을 생각해 보고 적어 두었다. 이를 스스로 되새기다 보면 의식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자제할 수 있다.

나는 엄마가 말하는 습관도 체크해 보았다. 사람들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곤 한다. 물론 의도적이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잘못된 말하기 습관으로 인해 상처를 주는 것이다. 상처로 다가왔던 엄마의 말들이 엄마가 의도적으로 한 말들이 아니라 하나의 습관이라 생각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는 어떤 말을 하는가에도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 같다.


[팁2]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상대방을 이해하자

저 사람은 왜 저런 식으로 행동하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얘기할까? 따위의 질문들은 모두 '나'의 관점에서 사람을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내가 그 사람을 잘 안다고 판단하는 것은 교만이다.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소통은 시작된다. 가령,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에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예민하게 반응을 했다면, '왜 화를 내?'라고 되묻기보다는 '아, 저 사람은 이런 얘기에 예민하구나' 하고 다음부터 조심하는 게 맞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낯간지럽고 부끄러워하신다. 반면 나는 내 감정을 그때그때 솔직히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 다툼이 있을 때 표현하지 않는 엄마를 답답해 하며 대들었던 기억이 많다.

평생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온 엄마에게 그 방식을 나에 맞춰 바꾸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엄마를 이해하고 나니 그제서야 엄마만의 표현 방식을 볼 수 있었고 더 이상 이에 관해서는 다툼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팁3] 말의 위력을 인정하자

말은 생각보다 큰 위력을 지니고 있다. 말은 한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고 이는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여러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게 남은 부분 역시 이 '말의 위력'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감정에 솔직하고,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적어도 난 뒤끝은 없다'고 으레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말하는 사람은 뒤끝이 없어도 듣는 사람에게는 뒤끝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쉽게 내뱉은 말로 인해 상처받았던, '적어도 난 뒤끝은 없다'고 으레 한 말로 오히려 듣는 사람을 뒤끝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던 내가 참 부끄러웠다.

말은 내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을 완전히 달리한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그 위력이 긍정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일상의 대화 속에서 수도 없이 일어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 가족과의 대화 속에서 그렇다. 하지만 그 대상이 누구든지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소통 #대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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