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민주수호 대학생 복면대행진(아래 복면대행진)'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환
"국민 얘기 듣기는커녕 입막는 정부...민주주의가 이런 것이었나?"복면대행진 행사의 핵심 주장은 친일, 독재미화 국정교과서 저지와 경찰 과잉진압 규탄이었다. 사전집회 때 공개발언에 나선 대학생들의 발언 내용 역시 이 두 가지 이슈에 집중됐다.
김한성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회장은 "5.16 군사 쿠데타를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혁명'이라고 미화하는 게 과연 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의문스럽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고시 되었지만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진압도 성토의 대상이었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농민 백남기씨는 경찰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20일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당선자인 최은혜씨는 "노동개악, 쌀 개방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청년·국민들이 '이대로 살 수 없다'면서 뛰어나온 게 1차 민중총궐기"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학생인 성지선씨는 "정부와 언론은 우리가 왜 나올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지 않고 그저 집회를 불법, 폭력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양대에서 온 대학생 박창근씨는 "쌀값좀 제대로 받아보자고 서울 올라와서 뜨거운 목소리를 냈던 한 농민이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정부는 얘기를 듣기는커녕 공안탄압을 통해 우리의 입을 막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가 과연 이런 것이었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