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세례'받은 안철수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한 안 전 대표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안 의원 측은 대규모 추가 탈당을 자신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지 않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낙선 위험을 감수하면서 안 의원을 따라갈 현역 의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수도권 의원들이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 자신의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물론, 새정치연합의 후보까지 2명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후보 단일화도 쉽지 않기 때문에 탈당은 리스크가 너무 큰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 안에서 비주류로 불리는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더라도 이들이 새로운 정치에 얼마나 부합하는 인물들이냐는 문제도 남는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우선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이 퍼져있는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국민회의와 박주선·박준영 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문제다.
지역정당 이미지가 강한 이들 신당과 안철수 신당이 손을 잡을 경우 안 의원이 내세운 혁신과 '새정치'의 명분이 급속히 퇴색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딴 살림을 고집할 경우 호남에서 신당의 난립으로 인해 힘을 결집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손을 잡아도 문제고, 따로 가게 되면 '정치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이날 "호남의 민심은 분열이 아니라 더 혁신하고 통합해서 총선에서 이기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라는 것"이라며 "호남의 민심과 지역구민의 뜻에 따라 제1야당이 어디로 나아가야할 지 깊이 숙고할 것이다, 더 이상의 파국은 막아야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여준 "신당 참여 안해", 야권의 미래 걸린 안철수의 모험안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 만들 것"이라고 한만큼 새정치연합 탈당파들 외에도 중도 성향의 당 밖 인사들과도 신당 창당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대선 캠프를 이끌었던 인사들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했던 독자 신당 창당에 참여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성식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안 의원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안 의원에게 참여 제안이 오더라도) 이제 신당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정치적 생존도 코앞에 닥친 문제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 후보로 나선다 해도 그의 출마지역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이나 부산 지역에서는 '일여다야' 구도를 뚫고 승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안 의원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뒤집어써야 하는 등 정치적 위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본인의 정치 생명은 물론 야권 전체의 정치적 미래를 담보로 한 안철수의 또 다른 모험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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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질문 피한 안철수 안개에 싸인 정치적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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