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맛 기행〉은 김준의 바다맛 기행기다. 반평생 섬을 오가며 어민을 통해 바다와 사람 사이에 지속되는 인연을 찾아온 결과물이다.
이돈삼
책은 두 권으로 엮었다. 2년 전 펴낸 1권은 월간잡지 '자연과생태'에 연재한 것을 묶었다. 진도곽(미역), 숭어, 젓새우, 병어, 전복, 오징어, 전어, 멸치, 명태, 홍어 등 지역특색이 담긴 것들을 소개했다. 갯벌천일염과 함초, 매생이, 감태 그리고 살아 못하면 죽어서 한다는 민어복달임 등 조상 대대로 즐겨온 해산물을 소재로 삼았다.
그 해산물에다, 어민들의 이야기를 입혔다. 음식이 가장 맛있는 때, 요리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맛, 그곳에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명품 산지와 바다생물, 바다를 가꾸며 살아가는 어촌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한데 버무렸다. 날 것 같던 바다맛을 맛깔스럽게 무쳤다.
"가을엔 전어와 낙지가 맛있다고 하잖아요. 가을에 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왜, 그 시기에 그 해산물이 맛있는지는 잘 몰라요. 농산물의 파종과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듯이, 해산물도 다 때가 있거든요. 바다생물이 물때에 맞춰 연안을 찾아오고, 몸을 불리고, 산란하고, 다시 먼 바다로 나가는 때가 있어요. 어부는 바다와의 오랜 교감을 통해 이것들이 가장 맛있는 때를 알아서 수확하는 거고요."
저자가 알려주는 제철 수산물이 맛있는 이유다. 저자는 또 "같은 음식이라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의 차이가 크다"면서 "해산물이 우리 밥상에 올랐을 때 그것의 이름과 생태, 어획 시기, 주요 어장, 음식이 된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우리의 먹는 행위는 생계가 아니라 문화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바다맛은 바다생물과 어민을 이어준 연결고리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