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투쟁'에 집행유예-벌금형 선고

등록 2015.12.17 15:28

수정 2015.12.17 15:28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갖가지 활동을 벌이다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었던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간부들이 17일 오후 창원지방법원에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법정동 앞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성효

홍준표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맞서 싸웠던 노동자들이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그것도 옛 진주의료원 건물을 개보수해 만든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식 날에 법원 판결이 있었다.

17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형사7단독 서동칠 판사는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퇴거불응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던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해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경남도는 2013년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다. 그 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청, 경남도의회, 옛 진주의료원 등에서 농성과 집회 등을 벌였다.

강수동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전 진주지부장)과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은 경남도청 신관 옥상 철탑에 올라가 농성하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경남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다루자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건물 안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경남도청 파견 공무원들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또 경찰·검찰은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에 대해 미신고 집회를 열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소했다.

서동칠 판사는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퇴거불응 등 공소 사실 대부분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기자회견이지 집회가 아니었다'거나 '집회 금지 통보는 적법하지 않다', '진주의료원 점거는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는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 판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부당성과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을 위해 호소했다고 하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실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재명 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박석용 지부장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강수동 수석부본부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안외택 전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또 민주노총 경남본부 간부 2명과 보건의료노조 간부 5명은 각각 집시법 위반 등으로 벌금 100만~300만 원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검찰 구형에 거의 가깝게 선고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보건의료노조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했다.

한편 이들에 대한 판결이 있었던 비슷한 시각인 이날 오후 옛 진주의료원에서는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식이 열렸다. 이날 개청식에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윤근 경남도의회 의장, 이창희 진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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