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삼성동에서 영남대 새마을 유학생들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자와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탄색이랑 얼굴색이 똑같네."오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며 아프리카계 유학생에게 한 발언이다.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아프리카계 학생이 검은 피부색을 띠고 있다는 것을 굳이 '연탄색'과 연관 지어 발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얼굴색의 다름은 단순한 '다름'이며, 그것을 구분 짓기 시작하는 순간 '차별'이 된다. 태생에서 오는 단순한 '다름'은 명시화하는 순간 '계급화'의 대상이 된다.
피부 색깔이 어떻든 간에 그것을 기준으로 '구분 짓기'를 하고 누군가를 '색깔'로 규정지어 버리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구분 짓는 형태의 말이나 행동은 보통 소수자를 상대로 다수자가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단순한 '다름'은 우월한 것과 우월하지 못한 것,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뉘어 계급을 부여받는다. 당연히 다수자가 높은 계급에 선다.
김 대표는 '분위기를 풀기 위한 나름의 농담'으로 그 말을 던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농담은 '구분 짓기'가 아니라 '모두가 즐거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연 김무성 대표와 함께한 아프리카계 학생이 '당신은 참 원숭이와 닮았군요'라거나 눈을 찢는 행위를 할 수 있었을까.
자신에게 민감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김 대표는 "그건 나하고 관계 없는 거야. 너는 뭐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발언한 적 있다. 아프리카계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김 대표의 발언 역시 "연탄색은 나하고 관계없는 거야. 너는 뭐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의 대상이다.
김 대표의 그간 발언들을 보면, 김 대표에게 '다름'이라는 것은 철저히 계급화되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의 다양함은 '좌편향'되어 있는 '나쁜 다름'이기에 국정교과서가 필요하고, 강남 주민들은 '현명한 유권자'라는 '좋은 다름'이기에 '전국의 유권자가 강남만큼 수준 높다면 선거가 필요없다'는 발언을 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