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남극해에서 조업하던 우리나라 원양어선 썬스타호(628톤급·승선원 39명)가 유빙에 좌초됐다가 우리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천487톤급)에 의해 18시간만에 구조됐다.
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선우실업 소속 원양어선 썬스타호는 18일 오후 7시30분께 뉴질랜드에서 1천500마일 떨어진 남극해상으로 일명 '메로(이빨고기)'잡이를 하러 가다가 유빙 위로 선체가 얹혀지는 사고를 당했다.
가로 15m, 세로 7m, 깊이 2m 크기의 유빙 위로 선체 앞부분부터 약 40m가량이 걸터앉게 되면서 썬스타호는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13도가량 기울어졌다.
썬스타호는 선체가 크게 손상되지 않고 기관도 정상작동했으나 유빙에 얹혀진 탓에 자력 이동이 불가능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썬스타호와 한 쌍을 이뤄 출항한 같은 선사 소속 선단선 코스타호(862톤급)가 예인줄을 연결해 썬스타호를 유빙 위에서 끌어내려 했으나 실패하자 선사 측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해수부에 조난신고를 했다.
해수부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외교부·국민안전처 등에 상황을 전파했고, 썬스타호 승무원들에게는 특수 방수복을 착용하고 코스타호로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썬스타호 선원 34명은 코스타호로 대피했고,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기사, 조리사 등 5명은 배에 남아 구조작업을 지원했다. 이 원양어선에는 한국인 7명·인도네시아인 23명·필리핀인 5명의 선원과 한국인과 러시아인 옵서버 1명씩이 승선해 있었다.
해수부는 썬스타호 주변 100마일 이내에서 구조 활동이 가능한 선박이 없자 130마일(10시간 항해거리) 떨어져 항해 중이던 '아라온호'를 찾아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아라온호는 남극 장보고기지 물품 보급과 로스해 연구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는 연구원 50명을 태운 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구조 요청을 받은 아라온호는 항로를 틀어 사고 해역을 향했고,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에 도착했다.
아라온호는 곧바로 코스타호와 함께 썬스타호에 각각 80m의 예인줄을 연결하고 유빙을 깨는 작업을 벌여 오후 1시 10분께 썬스타호를 사고현장에서 무사히 탈출시켰다.
아라온호는 2011년 성탄절이던 12월 25일에도 남극해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를 구조해 '남극의 산타'라는 칭호를 받은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썬스타호는 현재 유빙이 없는 안전지대로 이동 중"이라며 "이 사고로 인한 피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썬스타호가 남극해로부터 50마일 남쪽의 안전지대에 도착하면 잠수사를 통해 선박 파손 여부를 파악한 후 운행에 문제가 있을 경우 뉴질랜드 등으로 이동해 수리를 받은 뒤 조업에 나서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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