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 로고
DHS
영국의 무슬림 가족이 미국 관광을 가려다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영국 무슬림 가족 11명이 지난 15일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항공편에 탑승하려다가 미국 국토안보부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입국이 거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 가족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살고 있는 친적 집을 방문하고,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또한 온라인으로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입국 허가도 받아놓은 상태였다.
더구나 항공사는 1만3340달러(약 1500만 원)에 달하는 이 가족의 항공료를 환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고, 공항 측도 이들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모두 회수한 뒤 밖으로 이송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무슬림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구의 스텔라 크리시 영국 하원의원(노동당)이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사건의 심각성을 편지로 알리면서 언론에 공개됐다.
입국을 거부당한 가족 중 하나인 무함마드 타리크 마흐무드는 "미국 정부는 모든 무슬림을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입국을 거부한 것"이라며 "이번 여행을 손꼽아 기다려온 아이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분개했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캐머런 총리가 크리시 의원의 우려를 전달받고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라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미국 정부에 대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파리 연쇄 테러와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테러 사건 이후 무슬림 입국 심사를 강화했다. 또한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무슬림 혐오 정서를 자극했다.
영국이 이번 사건을 놓고 정부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지만, 주영 미국대사관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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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즈니랜드 가려던 무슬림 가족, '입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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