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 불법서명, '홍준표 외곽조직' 얼마나 관여?

'대호산악회'에 시선집중... 해당 산악회 "우린 외곽조직 아니다"

등록 2016.01.08 08:54수정 2016.01.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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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산악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단체와 새누리당, 홍준표 지사 지지자 등으로 구성된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추진본부'가 투표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서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산악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경남선관위는 지난해 12월 22일 창원 의창구 북면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에서 서명부 허위작성자 5명을 적발해 12월 28일 고발했다. 경찰은 '중간 지시책'으로 지목된 50대 남성 1명을 포함해 6명에 대해 출국금지하고,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a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투표청구를 위한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던, 창원 의창구 북면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은 대호산악회로 알려졌다. 대호산악회 간판이 이 공장의 한 구석에 있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투표청구를 위한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던, 창원 의창구 북면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은 대호산악회로 알려졌다. 대호산악회 간판이 이 공장의 한 구석에 있었다. ⓒ 윤성효


이들은 2만4000여 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가 적힌 주소록을 두고 돌려쓰기 방식으로 서명부를 작성했다. 경찰은 주소록 출처, 지시자와 공모자를 찾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의 혐의는 주민소환법 위반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도 해당될 수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연일 이번 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서명부 허위작성 행위가 이뤄진 장소가 대호산악회 사무실이었고, 출국금지된 사람 여섯 명 가운데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이 산악회 소속으로 밝혀졌다. 이중 남성 1명은 50대로 대호산악회 한 지회의 회장이다. 공장 가건물 공동소유주는 박치근 프로축구 경남FC 대표이사로 밝혀졌다. 박 대표이사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호산악회에 임대해줬는데, 잘 가지도 않는다"라면서 임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불법 서명과의 관련성은 부인했다.

2013년 3월 창립 ... 시·군마다 지회 두고 활동

대호산악회는 2013년 3월 공식 창립했다. 이 산악회는 경남 18개 시·군에 지회를 두고, 1000~2000여 명의 회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기 산행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런데 이 산악회는 홍준표 지사의 외곽 지원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산악회 인터넷 카페에 보면 홍 지사와 관련한 글과 사진도 올라와 있다. 이 산악회 역대 회장단과 회원들 역시 홍 지사와 관련이 있다. 대호산악회 초대 회장은 배한성 전 창원시장으로, 그는 2012년 12월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홍 지사 측 자문위원을 맡았다.

a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투표청구를 위한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던, 창원 의창구 북면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은 대호산악회로 알려졌다. 대호산악회 인터넷 카페에는 홍준표 지사와 관련한 내용들이 올라와 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투표청구를 위한 서명부를 허위 작성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던, 창원 의창구 북면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은 대호산악회로 알려졌다. 대호산악회 인터넷 카페에는 홍준표 지사와 관련한 내용들이 올라와 있다. ⓒ 윤성효


배 전 창원시장은 2013년 6월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 임용되면서 대호산악회 회장을 그만뒀다. 그가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임용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뒤 대호산악회 회장은 사진작가 공병철 경남예총 회장이 맡았다. 공병철 회장은 현재 박종훈교육감 주민소환추진본부 공동대표로 있다. 공장 가건물 공동소유주인 박치근 대표이사는 홍 지사 측근이자 대호산악회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불법 서명의 중간 지시책으로 알려진 50대 남성은 대호산악회 지회장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윗선을 밝혀낼지, 대호산악회가 불법 서명과 어느 정도 연루돼 있는지, 주소록과 서명부의 출처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산악회 전체가 홍준표 지사 외곽조직은 아냐"

공병철 박종훈교육감 주민소환추진본부 공동대표는 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대호산악회 회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3월 이사회 때 회장 사퇴 의사를 밝혔고, 회장이 구해질 때까지 한다고 했다가 지난해 여름 이후 이사들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 더 이상 회장을 못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회장 공석이라 보면 된다, 산악회는 시·군 지회별로 움직이고, 잘 되는 지회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지회도 있다"라면서 "그래서 본부가 별로 할 일이 없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대호산악회가 홍준표 지사 외곽조직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다 그렇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보면 홍 지사 선거를 도운 사람들이 산악회를 창립할 때 회원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산악회 전체가 홍 지사의 외곽조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명부 허위작성과 관련해 그는 "암담하다, 거리 서명도 열심히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서명요건을 충족할 만큼 수량을 채웠다"라면서 "잘 되고 있는데 굳이 그런 일을 할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라면서 "오는 12일까지 서명을 받고, 21일께 선관위에 서명부를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소환 #대호산악회 #박종훈 교육감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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