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없는 개혁'에 대하여 <아주 낯선 상식> (김욱 지음 / 개마고원 펴냄 / 2015.11 / 1만5000원)
개마고원
책의 주요 공격대상인 '영남패권주의'를, 저자는 "영남인들이 정치권력을 통해 호남을 차별·배제함으로써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확대재생산하고 이러한 지역적 지배관계에 대해 사회문화 차원에서 이데올로기적 동의를 얻어내는 헤게모니"로 규정했다.
저자는 여기에 더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으로 개명했지만 책에서 사용된 단어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사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씁니다. - 기자 말)이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영남에서 득표력이 있는 '영남후보'를 내세워 '호남몰표'로 뒷받침해야 하고, 그렇게 당선된 영남 대통령은 '민주성지' 호남의 정신적 양해 속에서 세속적인 영남을 물질적으로 유혹해 지역주의를 구조적으로 타파해야 한다'는 '은폐된 투항적 영남패권주의'도 '위선적 정치공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주빈 기자의 글에서 등장한 '전략적 선택'이란 단어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호남이 인구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남 정치인을 후보로 내세워 몰표로 지지한다는 의미다. 호남은 '광주학살'의 가해정당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분열 없는 반새누리당 전선'을 운명처럼 받아들여 왔다. 이는 가혹한 조롱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책은 "자의건 타의건 5·18은 광주가 욕망을 거세당한 근원"이라면서 "광주가 욕망만으로 살기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욕망 없이 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호남의 욕망은 어떻게 표출할 수 있을까. 저자는 지금의 틀 속에서 바뀌는 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문제는 어떻게 잃어버린 욕망의 정치를 복원하는가이다. 5·18의 전국화를 구걸하기 위해 영남패권주의에 굴복하는 것? 그래서 누군가 전두환에게 세배하고 일해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다 탈정치화된 5·18 기념식에 참석해주면 감지덕지하는 것? 새정치민주연합에 몰표를 던지며 일편단심하는 것? 표 받은 후엔 전국정당을 위해 호남이라는 지역 관념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것? 진보세력의 '신성 광주'에 혹하는 것? 죄의식을 건드리며 호남'만'은 대동세상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부추기는 착한 현혹에 뿌듯해 하는 것? 모두 아니다! 절대 아니다!!" - 67쪽저자는 "호남의 욕망을 배신할 경우 철저하고 가혹하게 응징해야만 한다"고 덧붙인다. 지역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행위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투표에 대한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사실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표 찍는 인질'로 정권창출에 이바지해도, 돌아오는 건 무엇인가.
호남 중진의원은 모두 '지역주의 부패세력'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