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 없이 공사, 주민체육센터 부실 이유 있었다

금산 제원 체육센터... 감독관, 금산군에 항의하며 사임

등록 2016.01.27 16:15수정 2016.01.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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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 설계와 시공으로 애초보다 1년 늦게 준공된 금산군 제원 체육선터(실내 족구장)
부실 설계와 시공으로 애초보다 1년 늦게 준공된 금산군 제원 체육선터(실내 족구장) 심규상

금산군(군수 박동철)이 부실 시공돼 보수한 '제원면 체육센터'(아래 실내 족구장) 공사를 현장감독관이 없는 상태에서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사 과정에서 현장 감독관이 금산군 주무부서의 부당한 업무 처리에 항의하며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산군은 2014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실내 족구장(족구장 2면) 공사를 벌였지만 지난 달에서야 공사를 마무리했다. 예정보다 준공이 1년여가 늦어진 것이다. 금산군 관계자는 "처음엔 관급 조달 제품이 늦어져 준공이 지연됐고, 이후에는 설계 결함으로 보수공사를 하느라 준공이 또 한차례 연기됐다"고 말했다.

제원 실내 족구장(대지 24-1번지, 대지 2861m 980m²)은 바닥은 흙(마사토)이고 판넬 벽체에 지붕은 테프론막이다. 실내 족구장 건설에는 모두 8억 6000만 원(태프론 지붕 막 자재 및 시공비 약 4억 2000만 원)이 소요됐다.

"지붕 처마선 짧아 실내로 비 들이쳤다"

이 족구장은 준공식을 앞둔 지난해 4월, 족구장 지붕에서 비가 들이쳐 실내에 물이 고이는 문제가 뒤늦게 지적됐다. 테프론막 지붕의 처마선이 1m 가까이 작게 설계돼 비바람이 지붕을 타고 건물 내로 들이쳤다. 또 건물 본체와 지붕 사이도 수직으로 20cm가량 비 가림 시설 없이 노출됐다.

금산군은 1800만 원의 추가사업비를 들여 지붕 막을 덧대는 방식으로 보수공사를 벌인 후 지난 달 18일에서야 준공식을 개최했다.

금산군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테프론막 지붕에 대한 전면 교체를 요구했지만 중대한 하자가 아니어서 보강공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며 "지붕막을 덧대는 방식으로 보수했지만 강풍이 불어도 구조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애초 이를 설계한 건축사무소 관계자는 "지붕 막 구조 전문 업체와 협력해 설계했지만, 설계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주처인 금산군은 물론 공사 발주 후에도 시공사와 감리자가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부실 설계 사실을 공사가 끝날 때 까지 발주처, 시공사, 감리사 모두 지적해 내지 못한 것이다.

도중 사임한 현장감독관 "이럴 거면 현장 감독관 무슨 소용 있냐"


 제원 실내 족구장(제원면 24-1번지, 대지 2861m 980m²). 모두 8억 6000만 원(태프론 지붕 막 자재 및 시공비 약 4억 2000만 원)이 소요됐다.
제원 실내 족구장(제원면 24-1번지, 대지 2861m 980m²). 모두 8억 6000만 원(태프론 지붕 막 자재 및 시공비 약 4억 2000만 원)이 소요됐다. 심규상

그런데 금산군이 문제가 된 지붕 시공을 하면서 현장 감독관 없이 공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감독을 맡았던 A씨는 "2014년 11월 24일 자로 현장감독관을 사임했다"며 "기초 공사만 하고 사임했다"고 말했다.

후임 감독관인 B씨는 그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해 4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B 씨는 "현장감독을 맡았는데 일을 시작할 때는 이미 지붕막 설치가 끝나 있었고 처마선이 맞지 않는 구조적 결함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금산군이 핵심 공사를 현장감독관 없이 벌인 것이다..

게다가 A씨가 당시 쓴 현장감독관 사임이유서를 통해 '기초부터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감독관이 업무를 주도해야 하나 주무부서에서 아무런 협의 없이 일 추진을 했다'며 '(이럴 거면) 현장 감독관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의견을 냈다. 주무부서인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체육진흥팀)가 현장감독관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벌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산군 체육진흥팀 관계자는 "당시 현장 인부들에게 군청에서는 기술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니 현장 감독관과 협의하라고 했다"며 "A씨가 상황을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감독관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붕 막 구조물은 관급 자재여서 납품업체서 시공까지 해 현장감독관 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월 26일 자로 현장감독관이 후임 발령됐다"며 "후임 현장감독관이 상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공사를 끝내고 준공한 제원  실내족구장. 지붕 처마선이 1m 가까이 작게 설계돼 비바람이 지붕을 타고 건물 내로 들이치고 건물 본체와 지붕 사이도 수직으로 20cm가량 비 가림 시설 없이 노출되는 하자가 발견돼 보수공사를 벌였다.
보수 공사를 끝내고 준공한 제원 실내족구장. 지붕 처마선이 1m 가까이 작게 설계돼 비바람이 지붕을 타고 건물 내로 들이치고 건물 본체와 지붕 사이도 수직으로 20cm가량 비 가림 시설 없이 노출되는 하자가 발견돼 보수공사를 벌였다.심규상
하지만 후임 감독관인 B씨는 거듭 "현장에는 4월에 투입됐고, 이미 지붕이 설치된 후로 외벽 판넬만 붙이는 작업만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하자 보수비' 금산군이 부담..
 받을 생각 있는 거 맞아?

지붕막 설계오류에 따른 추가 공사비(1800만 원)를 금산군이 부담한 것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금산군 관계자는 "우선 금산군이 부담했지만, 설계를 부실하게 한 설계사무소 측에 이후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산군은 설계오류가 드러난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붕 막을 설계한 건축사무소 측에 추가 공사비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자보수비를 받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당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현 도의원이다.

해당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산군으로부터 추가 공사비 건에 단 한 번도 협의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동철 금산군수는 공약사업으로 전 읍·면 체육센터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남일·남이·부리·제원· 복수면이 완공됐으며 금성·진산·군북·추부면은 진행 중이다.
#금산군 #실내 족구장 #제원 체육센터 #부실 시공 #하자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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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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