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미운오리새끼
추운 겨울에도 마당에서 얼마든지 숨바꼭질을 합니다. 이러다가 손발이 시리고 몸이 꽁꽁 얼면 집으로 들어가지요. 자, 이제 숨바꼭질은 그만하고 다른 놀이를 해 볼까? 여기에 멋진 '숨은그림찾기' 그림책이 있거든.
오늘은 할머니의 90번째 생신이에요. 세계 여러 나라에 사는 친척들이 생신 잔치를 하러 모두 모였어요. 탐험가 찰리 삼촌도, 한껏 멋을 부린 에스메랄다 숙모도 왔어요. 옆집에 사는 폴리도 직접 쓴 생일 카드를 들고 찾아왔지요. 할머니는 잔치에서 입을 옷들을 허둥지둥 찾기 시작했어요. (4쪽)크리스티안 예레미스 님하고 파비안 예레미스 님이 함께 빚은 그림책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미운오리새끼,2015)는 '펭귄 식구'가 잔뜩 나오는 숨은그림찾기 그림책입니다. 가로세로 길이가 26.7×34.2센티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그림책을 펼치면 두 쪽에 펭귄이 한가득 나옵니다. 아이들은 혼자서 이 그림책을 넘기며 숨은그림을 찾기도 하고, 둘이서 함께 숨은그림을 찾기도 하며, 때때로 어디에 숨었는지 못 찾겠다면서 함께 찾아 달라고도 합니다.
나는 어깨너머로 들여다보면서 하나도 모르는 척합니다. 숨은그림찾기는 더 빨리 찾아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후다닥 찾아서 후다닥 넘기면 재미없어요. 이 그림 저 그림 꼼꼼하게 살피면서 찾는 재미인 숨은그림찾기입니다. 어디에 그림이 숨었나 하고 들여다보면서 그림을 넓고 깊이 살피도록 북돋우는 숨은그림찾기예요.
몇 가지 그림을 숨기려고 구석구석 온갖 그림이 깃듭니다. 두 쪽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흐르면서 새로운 숨은그림찾기가 이루어집니다. 모두 비슷비슷해 보이는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펭귄입니다. 몸짓이랑 차림새가 다르고, 낯빛하고 손짓이 달라요. 그림을 꼼꼼하게 알뜰히 담은 <폴디와 폴리 할머니의 생신 잔치>이면서 할머니 펭귄이 아흔째로 맞이한 생일을 기리는 이야기가 흐르기에 한결 재미나게 들여다볼 만합니다. 기쁨을 나누는 이야기를 엿보고, 잔치를 벌이는 웃음 어린 놀이마당을 살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