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 열기도 전에 빼앗긴 개성공단상회의 꿈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매장 오픈 사실상 중단... "명함 한 장 못 돌려 봐"

등록 2016.02.13 14:23수정 2016.02.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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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픈을 준비하던 개성공단상회 대전 노은점 관계자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인해 인테리어 공사가 중단된 매장 앞에서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6일 오픈을 준비하던 개성공단상회 대전 노은점 관계자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인해 인테리어 공사가 중단된 매장 앞에서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임재근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124개 입주기업뿐 아니라, 6000여 개 협력업체의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12개 업체가 협동조합 형태로 설립하여 속옷, 셔츠, 아웃도어, 정장 등을 판매하던 개성공단상회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9월 안국점을 시작으로 영업을 시작한 개성공단상회는 현재까지 북한산성점, 경남 진주점, 서인천점, 대전 둔산점 등 6개가 영업 중에 있다.

지난해 9월 영업을 시작한 대전 둔산점의 박민경 대표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개성공단상회는 사업하는 입장에서 수차례 시장조사를 통해 제품의 질과 가성비가 높고, 제품의 진화를 확인해서 시작한 사업"이라며, "지난 5개월 동안 영업하면서 재구매 고객이 늘고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단골도 확보되는 찰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분히 메리트가 좋았던 사업이 정치적 힘이 가중돼서 파탄나니까 너무 어이가 없고, 망연자실, 허망하다"고 말했다. 또한 "봄철 신상품 입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개성공단에서는 신제품은 한 점도 들고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지금 매장에는 겨울철 재고만 남아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오픈을 앞둔 지점도 대전 노은점, 서울 강남점, 서울 군자역점 등 3개 지점이나 된다. 오픈을 앞둔 지점들은 문을 열어보기도 전에 큰 피해를 떠안게 될 상황이다.

써보지도 못한 명함들... 설 전에 주문한 개성공단상회 대전 노은점 관계자들의 명함이 12일 나왔으나,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명함 한장 써보지도 못한 채 책상 위에 쌓여 있다.
써보지도 못한 명함들...설 전에 주문한 개성공단상회 대전 노은점 관계자들의 명함이 12일 나왔으나,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명함 한장 써보지도 못한 채 책상 위에 쌓여 있다.임재근

오픈을 준비하던 대전 노은점 관계자는 "오는 26일을 오픈일로 정하고, 영업을 준비 중에 있다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날벼락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는 80% 수준으로 진행된 상태이고, 이번 주에 직원 면접과 초도 물량 주문을 앞두고 있었는데, 인테리어 공사도 잠정 중단하고, 면접과 주문도 미뤄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 전에 주문한 명함도 오늘 나왔는데, 명함 한 장 돌리지 못하고 씁쓸하게 쳐다만 보고 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또한 그는 "남과 북의 공동번영을 위해서 만들어진 개성공단이 그간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완충지대로 작용하면서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남북관계를 잇는 유일한 통로인 개성공단을 스스로 포기한 현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이번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하고 정책자금지원, 세제 공과금 지원, 정부조달, 고용안정 등 4개 분야에 걸쳐 14개 항목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우선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원이 아닌 합당한 보상을 하라며 반발하고 있고, 개성공단상회를 비롯한 6000여 협력업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부의 법적근거 없는 일방적 정치적 행정조치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입주기업과 협력업체에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상회 #개성공단 #개성공단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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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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