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태 주거복지부산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부산참여정치실천연대
부산반빈곤센터 대표 윤웅태 동지. 2016년 2월 14일, 46세를 끝으로 한 줌 재가 되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만덕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오래된 달동네 만덕. 지금은 그 많던 집들이 철거되어버린 곳 만덕.
머리 하얗게 센, 집 잃은 만덕 주민들이 그의 영정을 모셔놓고 절을 했다. 짧은 노제 내내 개 짖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집, 만덕주민사랑방을 지키는 개는 곡을 하듯 울었다.
몇 해 전 겨울밤, 전화벨이 울렸다. 지금 서울역이니 갈월동에 있는 빈곤사회연대 사무실로 오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추위와 생리통에 얼이 다 빠진 채 마감이 임박한 원고 하나를 쓰는 중이었다.
도저히 술을 마실 상태가 아니었지만, 꾸역꾸역 몇 잔 나누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때 활동비 월 60만 원을 받을 때였는데(동종업계에서 괜찮은 편이었다) 그는 20만 원을 받는다고 했다.
당시 나와 함께 상근하던 동료는 "와 대단하다, 멋있다"는 반응이었지만 나는 "그걸로 어떻게 먹고 살아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는 "다 그렇게 산다"고만 했다. 나는 속으로 '아이고 답답한 양반아. 그래가지고 당신의 삶도 다른 사람의 삶도 재생산이 되겠나'하는 딱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