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야꾸마리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산맥산맥의 이름은 모르지만, 이곳 남인도에서 산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데, 땅끝 마을 깐야꾸마리에 거의 다라랐을 때는 이렇게 산맥을 만나서 반가웠다.
김광철
좁고 복잡한 길거리를 질주하는 아슬아슬함1월 7일 오후 늦게 트리반드룸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호텔에 짐을 풀고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다음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였더니, 원래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여 인도의 땅끝마을 깐야꾸마리를 갈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다.
회의 결과 가고 말고는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했다. 갈 사람들은 오전 6시에 미니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아침식사는 호텔에 미리 주문한 도시락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원래는 트리반드룸에서 70~80km 거리에 있기 때문에 3시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요즘 힌두교인들의 순례기간이라서 길이 많이 막혀 4~5시간은 걸릴 것이라는 호텔측의 정보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길거리는 정말 혼잡스러웠다. 왕복 2차선 도로에는 우리와 같은 버스도 있지만 오토바이들이 꼬리를 물고 있었고, 툭툭이, 트럭 등 각종 교통수단들이 뒤섞여 마구 달리는데, 교통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주는 것도 아니다. 좁은 길에서 곡예를 하듯이 이리 빠지고, 저리 끼어들며 달리는 것이다. 가끔 4거리에서 교통신호등이라도 만나면 마냥 기다려야 했다. 신기한 것은 이런 교통혼잡 속에서도 거의 사고가 없다는 것이다. 운전기사의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보면서 아찔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운전기사의 운전 재능에 맡겨놓고 넋놓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저녁이 좀 늦더라도 트리반드룸에서 숙박을 할 것이 아니라 깐야꾸마리에서 숙박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리 일행이 16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숙박할 수 있는 숙박업소를 순례기간 중에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어쩔 수 없이 트리반드룸에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