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2016년 2월 23일 기준 '유로-원' 환율을 반영해 천 원 단위에서 반올림해 계산(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② 주거비는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이용요금 등이 모두 포함. ③ 기타 비용은 의료보험료, 교통비, 통신비, 취미생활비 등 나머지 비용.
하지율
그렇다면 독일 유학은 저평가돼도 좋을까. 정보를 좀 더 얻고자, 유학생인 정란씨(밤베르크대 정치학사과정), 동민씨(하이델베르크대 독문학 박사과정), 주영·지현씨 부부(가명, 헤센 주에서 함께 음악 전공)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먼저 깨진 건 '생활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하는 편견이었다.
위 사진처럼 이들의 한 달 평균 생활비 내역에 확인할 수 있듯, 독일 중소도시로 유학을 떠날 경우 1인당 73.5만(부부가 함께 살 경우)~111만 원이면 무난한 생활이 가능하다. 동민씨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보통 한 달에 약 96만~137만 원(700~1000유로) 정도 쓰는 편"이라고 본다. 이 비용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경우와 비교해보자.
가령 아직 대학생인 기자는, 서울에서 주거비와 물가가 싼 편인 관악구 대학동에 산다. 한 달 생활비는 70만~80만 원 정도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하나 더 고려해야 하는 건, 한국 대학생들이 매 학기 수백만 원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독일은 등록금이 없으니, 동민씨는 "길게 보면 한국에서 지방에서 서울로, 혹은 그 반대로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 수도 있다"고 말한다. 주영씨 부부도 "저렴한 물가와 출산 비용까지 보장해주는 공공의료보험 덕분에 생활적으로 굉장히 만족"한다.
정란씨는 "독일 유학이 한국보다 돈이 덜 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균형을 맞췄다. 가령 정란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부모님과 같이 살며 주거비를 아꼈지만, 매일 통학하느라 교통비가 많이 들었다. 반대로 독일에서는 주거비를 부담하고, 교통비를 아낀다. 결국 유학생 개개인의 생활 방식과 머무는 지역(대도시냐 중소도시냐), 성별, 계층 등에 따라, '서울↔지방' 유학보다 돈이 많이 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3. 한국과 독일의 '답정너'는 어떻게 다를까그렇다면 독일의 교육, 정치와 문화에 대해서, 유학생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우선 독일인들이 교육적으로나 일상적으로나, '성찰', '토론', '연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 독일인들의 성찰적 태도는 '힌터프라겐'(Hinterfragen)이라는 말로 집약된다. 힌터(Hinter)는 '뒤'라는 뜻이고 프라겐(fragen)은 '묻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어떠한 사안의 뒷배경(이면)에 대해서 질문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교육이 '정답'을 권위적으로 주입한다면, 독일의 교육은 힌터프라겐을 통해 각자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강조한다. 한국의 '답정너'가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면, 독일의 '답정너'는 '답을 정하는 건 너(즉 학생)'에 가깝다(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