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김종인 비대위원장지난 12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실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권우성
"김현종 전 통상본부장이 더민주당에 '입사'했다. 저어기 강남 어디에 공천한다고 한다. 김종인 위원장이 영입했다지만, 실상 문재인 전 대표가 역할했지 싶다. 그런데 입사소감이 흥미롭다. TPP 등 '메가 FTA'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한다. 뭐 현장을 떠난 지 오래돼 업무 감이 현저히 떨어지나 보다. 가당찮은 소릴 하고 있다. TPP는 더민주나 이 분이 주도 안 해도 이미 하기로 되어 있다.그리고 개성공단은 폐쇄해도 된다고도 했다. F22, 핵잠수함이나 등등을 미국이 내주면 말이다. 이 또한 국제정치맹이나 할 법한 가소로운 소리다. 개성공단은 박근혜 이전에 미국이 진즉부터 손톱 밑에 가시처럼 여겨왔다. 한미일 3각 동맹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긴 뮐 준단 말인가. 나 이 분과 국회 공청회등지에서 수차례 논쟁한 바 있다. 이 분 왈, 한미FTA협정문에 개성의 ㄱ도 없지 않느냐는 나의 면박에, '아니다 한미FTA를 통해 수많은 개성공단을 지을 수 있게 되었고, 협정문에 개성공단을 넣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식의 답변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이제는 스스로 앞장서 개성공단을 부정한다.그리고 한중이 자유무역지구를 서로 개방해 금융, 의료를 진출하잖다. 참 삼성스러운 발상이다. 금융을 주력으로, 또 의료민영화도 주도하고 싶은 모양이다. 기업이익이 국가이익이라고 삼성 사장 시절에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 중국이 한국이 사드배치하면 힘과 행동을 보이겠다고 하는 판에 참 물정모르는 소리한다, 이 또한 감이 떨어져서 그런 듯 싶다.다시 더민주당에 묻고 싶다. 당신들 누군가? 백남기 선생같은 분이 얼마나 더 나와야 만족할런가."'한미 FTA 반대' 대표선수였던 이해영 교수, 김현종 전 본부장의 입당 소감에 대한 비판에 몹시도 날이 서 있다. 이해영 교수는 TPP 등 메가 FTA와 개성 공간 폐쇄, 한중 자유무역지구 등 조목조목 간결하고 집중력있게 반박했다. 이 교수뿐만 아니다. 더민주의 '김현종 영입'은 '야당의 우편향'을 걱정해왔던 이들에게 뚜렷한 메시지로 읽히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한미 FTA 전도사를 영입한 것을 보면, 더민주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듯"이라며 "김종인씨는 자신의 사적 생각과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공식적 정책을 구별할 줄 알아야..."라고 언급한 바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역시 쓴소리를 냈다.
"더민주당이 김현종을 영입했단다. 한미 FTA의 그 김현종, 이후 삼성 이사로 밥벌이를 한 그 김현종이다. 더민주당은 앞으로 나에게 뭔가 같이 하자고 말하지 말라."박근혜 정권과 더민주, 무엇이 다른가'한미 FTA 전도사'와 경제 외교 전문가 사이, 김현종 전 본부장을 향한 시선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더민주가 가리키는 '경제'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점이리라. 그 공과를 가리기에 앞서 한미 FTA와 서민과 진보정치와 거리가 멀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 장하나 의원은 김현종 전 본부장이 "미국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고 했다던 지난 2011년 위키리스크가 폭로한 미국 외교 문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일례로 의약품 수입 협상과 관련, 통상교섭대표단을 통솔했던 김현종 전 본부장이 "미국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죽도록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말한 부분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한미 FTA와 관련 더민주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나 대통합민주신당과 그 주축인사들이 이명박 정부 당시 한미 FTA를 반대해왔다는 과거를 놓고 볼 때, '김현종 카드'는 더민주의 '우편향' 인사 논란을 부채질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또 UN대사로 승진(?)한 뒤, 그가 "개인기업"이라고 칭한 "삼성 해외법률 사장" 이력도 논란을 부추기긴 마찬가지다. '고졸신화' 유명해진 양형자 전 삼성전자 상무의 영입과 달리 김현종 전 본부장이 전형적인 '금수저' 출신에 '삼성 사장'까지 지냈던 이력은 의구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과연 그가 외치고 자신감을 피력하는 '경제'와 '외교'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경제민주화를 포기한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에 천착한 것과 과연 어떻게 다를지 말이다.
지난 18일 임동원·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 "평화·통일의 시대적 사명을 통감하지 못하는 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종인 대표의 "북한궤멸론" 발언을 포함해 야당의 정체성과 우클릭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야당은 '선거 승리'도 추구해야 하지만 동시에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이 땅에서 평화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다. '도대체 박근혜 정부와 야당이 무엇이 다르냐?'고,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김현종 카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지금 더민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더민주가 승리하면, '창조경제'가 아닌 '서민경제'를 우선시 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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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의 김현종 영입, 점점 더 의심스러운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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