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은 외모가 경쟁력" VS "이혜훈 참 저돌적"

불꽃 튀는 신경전 벌인 여성 후보들, 친박-비박 대리전 펼쳐질 서초갑 결론은?

등록 2016.02.22 18:15수정 2016.02.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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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20대 총선 예비후보 공천 면접 사흘째인 22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접 순서를 기다리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윤선, 최양오, 이혜훈 예비후보.
새누리당 20대 총선 예비후보 공천 면접 사흘째인 22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접 순서를 기다리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윤선, 최양오, 이혜훈 예비후보. 남소연

"(앉은 순서가) 가나다 순으로 앉은 것이 아니네요. 구도가 안 맞아..."

20대 총선에서 서초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착석을 거부했다. 2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예비후보자 공천 면접심사장 앞이었다. 다분히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의식한 '불평'이었다. 면접장 앞에 마련된 대기석에는 조 전 수석과 김무성 당대표의 처남 최양호 예비후보 그리고 조소현 예비후보가 먼저 앉아 있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번호 순서대로 앉으시면 된다"는 당직자의 만류, 네 예비후보가 함께 앉은 모습을 촬영해야 한다는 기자들의 요청을 받고서야 비어 있던 가장 앞자리에 앉았다.

조 전 수석의 '역공'은 면접 심사 후였다. 네 예비후보가 함께 화이팅을 외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조 전 수석은 "(서 있는 순서가) 가나다 순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면접심사 전 대기석 착석 순서를 놓고 불평했던 이 전 최고위원을 비꼰 것이다.

'본선 같은 예선'을 치러야 할 두 여성 정치인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었다.

서울 서초갑은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곳이다. 이곳에 17, 18대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 전 최고위원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치면서 '진박(眞朴)'으로 인증받은 조 전 수석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두 여성 정치인의 달라진 상황도 관심을 고조시키는 원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대변인으로 대표적인 친박계 여성 의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 이후 '경제민주화' 등 현 정부의 정책에 쓴 소리를 마다 않는 '원박(遠朴, 멀어진 친박)' 혹은 '비박(비박근혜)'로 새롭게 분류됐다.

반면, 조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당시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던 이었다. 그러나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대변인으로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친박'으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정부 출범 후 여성가족부 장관, 정무수석 등을 거치면서 확실한 '진박'으로 분류됐다.


"지역현안인 재건축 다루려면 내가" VS "2012년 전에는 지지부진해"

서초갑 새누리당 예비후보 한자리에 새누리당 20대 총선 예비후보 공천 면접 사흘째인 22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접을 마친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양오, 이혜훈, 조소현, 조윤선 예비후보.
서초갑 새누리당 예비후보 한자리에새누리당 20대 총선 예비후보 공천 면접 사흘째인 22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접을 마친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양오, 이혜훈, 조소현, 조윤선 예비후보. 남소연

즉, 친박 대 비박의 대리전이 펼쳐지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경계심은 이날 그대로 드러났다.


이 전 최고위원은 면접 전 "서초갑은 현재 재건축이 최우선 순위 현안"이라며 "처음 지역구를 맡는 사람이 뭐가 문제인지, 복잡하게 얽힌 사정들을 속속들이 알기 힘들다, 이걸 익히는데도 몇 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또 "제가 당선된다면 3선"이라면서 "(재건축과 관련) 서울시를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노하우가 있는 사람을 지역 분들이 높게 평가하신다"라고 강조했다. 

18대 국회 당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아직 지역구를 맡은 바 없는 조 전 수석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는 "서초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현안을 알기 힘들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라 새벽 일찍 나가셨다가 늦게 오셔서 동네 일은 잘 모른다"라고도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면접 전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는 함께 촬영에 응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도 사양했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셈.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조 전 수석을 겨냥해 "같이 하시기 싫어하시네요, 지난번에도 그랬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면접 중에도 이어졌다. 두 사람은 '자기 대신 다른 예비후보를 추천해달라'는 공통질문에 서로를 우회적으로 깎아내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조 전 수석을) 닮고는 싶은데 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라며 "얼짱이라서 그걸 제가 닮을 수 있을지(라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외모 외에) 다른 칭찬은 하지 않았나"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 이상 다른 칭찬이 뭐가 필요하겠나, 요새 같은 비주얼 시대에 (그것이) 최고 경쟁력 아니냐"라고 부연했다. 듣기에 따라선, 조 전 수석에겐 외모 외 자신보다 뛰어난 강점은 없다는 '디스'에 가까웠다.

조 전 수석도 지지 않았다. 조 전 수석은 "(이 전 최고위원의 강점은) 다른 후보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하셨는데 '저돌적이다'는 것"이라며 "저 역시 같은 점을 좋은 점으로 지적했다"라고 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읽힐 수 있는 '저돌적'으로 규정한 셈이다.

조 전 수석은 면접 후 '지역구를 처음 맡은 의원은 재건축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 어렵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초선의원이 아니다"라면서 "(지역의) 재건축 문제는 그간 지지부진하다가 19대 국회 당시 김회선 의원 오시고 2012년부터 활발히 진행됐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전 최고위원이 17·18대 서초갑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재건축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그는 "1000일 간 대변인을 했던 '조율과 설득'의 조윤선이 각 조합의 대변인이 되어드릴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벌써 당원모집 의혹까지, 경선룰 갈등도 불가피?

한편, 조 전 수석은 이 전 최고위원 측이 경선에 대비해 무분별하게 당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는 뉘앙스의 문제 제기도 했다. 앞서 경선룰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지역에 대해서는 당원 여부와 관계 없이 유권자를 대상으로 100% 여론조사 경선을 진행할 것이라는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입장을 감안하면, 향후 서초갑 경선룰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그는 "특정 후보가 모집한 당원 중 주소가 불분명한 분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라면서 "그간 당을 위해 헌신하신 당원들께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당원 자격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당이 새로운 방식을 결정한다면 거기에 따르겠다"라면서도 당원 30% 대 일반 국민 70% 비율로 진행되는 경선 룰을 강조했다. 그는 "그 룰은 거의 1년 이상 논의와 숙의를 거쳐서 진행됐으니 그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윤선 #이혜훈 #서초갑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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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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