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1월 자유시민연대 초청특강에서 연설 중인 박근혜 대통령.
오마이뉴스 이종호
'진박' 격인 이정현 의원은 충성심의 발로로 지난 2008년 이 책을 발간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각종 발언들을 모은 내부참고용 자료집이다. 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비판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리고 선거, 가족사, 국가, 국민, 정치, 역사, 외교, 북핵, 지역, 리더십 등의 담론을 언급했다.
책을 보면 박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위선과 거짓을 보였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참 나쁜 대통령", "독선으로 나라 망쳐", "권위주의의 극치"라는 표현을 공개석상에서 강조했다.
정치 이념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거대 여당은 나라를 어렵게 할 것", "독선, 독주 정치의 폭주 가능성", "배도 한 쪽으로 기울면 침몰하는 법", "정치는 국민만 바라보며 해야", "집권하면 토론과 대화로" 등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외교와 공약에 관해서 "외교정책은 도광양회를 바탕으로", "북핵 해결을 위해 초당적 노력", "한국, 외교사회에서 왕따", "역사는 역사학자가", "보육문제는 여성 대통령으로서 제일 우선 해결" 등을 내세웠다.
리더십은 어떠했나.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 "지도자는 약속을 지켜야", "이 땅에 정의를 세우겠다", "국민은 나의 가족", "모든 지역의 100%의 대한민국", "신뢰와 화합의 리더십" 등을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이 강조한 발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지를 꼭 받들겠다는 다짐이었다. "아버지의 고민 그리고 민생경제",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 "그 시대의 리더십은 그 시대의 관점으로 봐야", "외모는 어머니, 속은 아버지를 닮았다", "유신독재 공세 이겨낼 것" 등을 언급했다.
"제가 누구의 딸입니까?"박 대통령의 말처럼,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가르침과 사랑의 힘으로 지금의 역경을 이겨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대통령의 발언처럼, 아버지의 잘못된 유지를 받들겠다는 속내가 드러나 또 다른 역경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4년 8월, 경남 창원 합동 연설회에서 "제가 누구의 딸입니까'라는 말로 청중의 환호를 얻었다. 한강의 기적을 언급했던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딸임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는 아버지의 경제발전만 받들고 유신독재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격이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고 일갈한 적이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의 평가는 어떤가. "참으로 무서웠다, 국민이 떨고 있다"는 등의 공포정치로 되돌아오지 않았던가. 독선으로 나라 망쳤다는 박 대통령의 지난날 매서운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정녕 독재자의 딸로 남으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