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굿와이프> 속 NSA 감청 사무실.
CBS
배우 전도연의 리메이크판 캐스팅 소식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 드라마 <굿와이프>의 주인공은 조금 특별한 여성 변호사다. 그녀는 잘 나가는 검사였다가 스캔들로 좌초한 남편을 대신해 직업 전선에 뛰어든 아내이자 초짜 변호사였다. 몇 년 후,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변호사로 승승장구하고, 남편 역시 시카고 주검사장을 거쳐 주지사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하지만, 미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휴대폰 감청은 현직 주지사의 아내이자 현직 변호사도 비켜가지 않는다. 아니, 비켜가기는커녕 오히려 방송에까지 출연하는 유명인에 대한 도청이기에 NSA 직원들은 더 신나한다. 주인공이 감청을 당해야 하는 까닭? 휴대폰 통화 내용 중 아랍계 의뢰인을 언급했다는 게 이유의 전부다. '찍히면 당해야'하는 것이다.
마치 거대 텔레마케팅 회사의 구조를 연상시키는 <굿 와이프> 속 NSA 도감청 부서 직원들은 일반인들의 통화 속 단어를 필터링 해 도청 대상을 고른다. 이를 테면, '테러', '9.11', '중동' 등 기준도 단편적이고 자의적이다. 이렇게 미국 사회의 현안을 즉각 반영하는 걸로 유명한 이 법정 드라마는 실제 오바마 정부가 공인한 NSA의 활약(?)을 꽤나 공을 들여 생생하게 묘사한 걸로 유명하다.
다시 우리네 당면한 현실. 지난 24일, 필리버스터에 나선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평생 여당하실 거 아니잖아요! 이 (테러방지)법, 야당 되면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라고 '사이다' 발언을 날렸다. 아니, 살짝 틀렸을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얼굴을 떠올려 보자.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국정원의 감청과 정보수집의 권한이 강화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여당 의원일지라도 행여 자비가 주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 2012년, 비등한 예로 이명박 정부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용훈 전 대법원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두언 의원 등을 사찰했던 경악할 만한 사건을 겪지 않았던가.
그리고, <시티즌포> 스노든은 몰랐을 한국식 '마이국회텔리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