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씨 등 시민들이 전형위원제를 통해 선출된 안승옥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15일 오전 3.15의거 56주년 기념식이 열린 창원 마산3.15아트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윤성효
"3·15 가짜 물러가라. 진짜 따로 있다."3·15의거 56주년 기념식이 열린 창원 3·15아트센터 앞에서 시민 10여명이 구호를 외쳤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박성원 회원을 비롯한 시민들은 펼침막을 들고 행사장 입구에 서 있었다.
이들은 "3·15의거 정신 더럽힌 집행부는 석고대죄하라"거나 "3·15 회원 무시하고 밀실당선 안승옥 물러가라", "자격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안승옥 즉각 사퇴하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서 있었다.
기념식에 참석하는 고등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와서 행사장으로 들어가면서 이 장면을 보기도 했다. 강대인(83) 전 3·15청년동지회 회장 등 회원들은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미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놓았던 것이다. 현장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기도 했다. 또 이들이 펼침막을 들고 서 있자 3·15의거기념사업회 집행부 관계자들이 나와 펼침막을 뺏으려 하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이 이날 집회를 연 이유는 안승옥 회장 때문이다. 3·15의거기념사업회는 지난 2월 26일 정기총회를 열어 안승옥 회장을 선출했다. 이날 정기총회 때는 '회원 직선'이 제기되었지만, 8명 전형위원을 통해 새 회장이 선출되었다.
강대인 전 회장 등은 국가보훈처와 경상남도, 창원시, 4·19민주혁명회 등 기관과 단체에 "새 회장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 진정서에는 회원 700명 가운데 31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시민단체에서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전근대적'이라거나 '가장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적 운영의 모범이 되어야 할 3·15의거기념사업회가 창립 이후 전체 회원의 직접 투표도 아니고 회원들 뜻이 반영되지 않은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왔다"고 밝혔다.
안승옥 회장은 옛 마산상고 출신으로, 옛 마산시청 기획실장을 지냈다. 안 회장이 마산시청 기획실장이던 1999년, 마산시는 이은상(노산)의 이름을 딴 노산문학관을 추진했다. 당시 시민단체는 이은상의 '친독재' 전력을 문제 삼아 반대했고, 결국 마산시는 '노산문학관' 이름을 버리고 '마산문학관'으로 결정했다.
이날 집회에 나온 강대인 전 회장은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게 3·15 아니냐. 그런데 회장을 전형위원으로 선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며 "전형위원들끼리 속닥거려 회장을 결정하고, 회원들은 이름도 모르는 가운데 회장이 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