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에서 본 쌍절각
정만진
합천임란창의기념사업회가 펴낸 <합천임란사>에 따르면 손인갑, 그의 아들 손약해, 그리고 교수 노개방(盧盖邦) 등이 전사한 날은 6월 22일이다.
그날 새벽에 적선 11척이 강을 타고 내려왔다. 중위장 손인갑은 의병대장 정인홍에게 출전을 보고한 뒤 군사들을 이끌고 강변으로 달려갔다. 손인갑은 적들을 섬멸하던 중 말이 모래펄에 빠지는 바람에 불의의 익사를 당하고 말았다(손인갑의 자세한 활약상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의병의 첫 승전지, 어디인지 아십니까' 기사 참조).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전사하다안내판은 쌍절각이 '광해군 원년(1609) 후손들의 거주지였던 봉수면 신현리에 세워졌으나 1943년 5월 임진왜란 전적지인 이곳으로 옮겨왔다'면서 '자연석의 주초 위에 민흘림기둥을 세웠으며 정면 2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와가'라고 말한다. 역사적 사실에 관한 기록이 아니라 건물에 관한 부분이므로 이는 현지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현장을 찾아 떠난 역사 답사의 의의가 두 배로 늘어난다.
본문의 '주초'는 '주추'를 잘못된 표현이다. 주춧돌 등 기둥을 받치기 위해 그 아래에 놓는 것을 주추라 하는데, 본래는 한자어 주초(柱礎)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추"로 발음이 굳었다.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말은 음성 모음으로 적어야 표준어규정에 맞다.
민흘림기둥은 굵은 밑동이 위로 올라가면서 직선으로 가늘게 만들어진 기둥을 말한다. 민흘림기둥과 달리, 건물의 조화와 안정을 위해 기둥 중간 배 부분을 약간 부르게 만든 건축 양식을 배흘림기둥이라 한다. 그러므로 흘림은 기둥의 굵기를 밑동에서 꼭대기까지 조금씩 달라지게 하는 일을 가리킨다.
맞배지붕은 박공지붕의 다른 이름이다. 이 지붕은 건물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용마루까지 측면 벽이 삼각형으로 이뤄진다. 추녀는 처마의 네 귀에 있으면서 끝이 번쩍 들린 네모난 큰 서까래를 가리키는데, 그 부분의 처마 자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용마루는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