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 오르는 길남도 여행 이튿날, 현지 촬영감독 한분이 직접 따라 붙어서 가족 여행을 촬영하고 있다.
이정혁
마당 쓸고 돈 줍고위에 일어난 일들은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발생했다. 공통점이라면 모든 연락은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고서'라는 전제가 붙는다는 것이다. 방송국의 작가라는 사람들이 <오마이뉴스>만 보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예전에도 교육방송이나 라디오 방송국에서 몇 차례 섭외 시도가 온 적은 있었으나, 겁이 나기도 하고, 아내가 만류하기도 해서 대부분은 거절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새로운 경험을 마다치 않기로 했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 전환점을 돈 마당에 뭐 부끄럽고 못할 말이 있겠나 싶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을 내일을 살던 내게 하루하루 다른 빛을 내는 마법의 구슬이 생긴 것이다.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의 문을 활짝 열어준 고마운 구슬은 다름 아닌 <오마이뉴스>의 '사는이야기'다.
요즘도 내가 쓴 사는이야기 기사에는 종종 시비조의 댓글이 달린다. '이게 기사냐 일기냐'부터 시작해서 '개인 블로그에나 올려라' '이런 글 쓰는 애들이 기자라고 사칭하고 돈 뜯고 다닌다더라'는 둥 별별 댓글들이 많다. 나의 수명을 연장해주고 싶은 댓글부대들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산다.
그렇다. 사는이야기는 기사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깝다. 쿨하게 인정한다. 거기에 읽는 재미가 담겨져 있는 거다.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훔쳐 읽어본 기억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남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공감하고, 함께 웃고, 화도 내면서 세상 사는 맛을 깨닫는 것이 사는이야기라는 코너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부담 없이 써내려간 글들로 인해 예상치 않았던 경험들까지 얻게 된다면, 이는 마당 쓸고 돈 줍는 일이 아니겠는가.
"용기 내어 쓰세요, 당신의 글이 촛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