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감시' 속 낙선 캠페인 시작
1호는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

[현장] 총선넷, 오세훈 선거 사무실 앞 첫 행보, "출마보다 반성이 먼저"

등록 2016.04.06 18:32수정 2016.04.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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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투어 1번, 종로 오세훈 후보' 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낙선투어 1번, 종로 오세훈 후보'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그'가 환경만 파괴했을 거란 생각은 넣어둬"
"부루마블하듯 랜드마크 만들더니 남은 건 세금둥둥섬"
"서울시민 버리고 떠나간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그'의 정체를 숨긴 손팻말들이 6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옥인동 사거리에 옹기종기 모였다.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아래 총선넷)가 주최한 첫 번째 '낙선투어'의 현장으로, 목적지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 선거 사무실이었다. 손팻말 문구의 힌트가 가리킨 답이 있는 곳이다. 서울시장을 지낸 오 후보는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를 인물이다.

참가자들이 함께 들고 선 펼침막에도 '바로 그 후보 사무실 앞'이라 적혀 있는 등 기자회견 어느 장면에도 낙선 대상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로 낙선 운동 시 대상자의 이름을 펼침막에 쓸 수 없어 총선넷이 선택한 자구지책이었다. 종로구 선관위 관계자들도 이날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총선넷의 낙선 운동을 기록하는 등 감시를 벌였다. 한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사항이 있는 지 보고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낙선투어 참가자들이 들고 선 손팻말과 펼침막 뒤론 오세훈 후보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빌딩 외벽에 걸려 있었다. 투어에 함께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이 사진을 활용해 오세훈 후보의 낙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 예로, 반환경적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따온 손팻말을 들고 섰다. 빈 공간으로 뚫어 놓은 게시글 부분엔 오 후보의 현수막 사진이 쏙 들어갔다. 사진 아래는 '#반환경후보OUT #사대강사업 #찬동A급인사' 등의 해쉬태그가 붙었다. 해당 손팻말 페이스북엔 누리꾼 '큰빗이끼벌레'가 "누가 날 불렀어"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4대강 사업을 찬성한 인사 중 한 명인 오 후보를 '반환경 후보'로 비판한 것이다.

시민단체 "오세훈, 시민한테 사과부터 해야"
"환경파괴 주범 오세훈 안뽑아" 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환경파괴 주범 오세훈 안뽑아"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도롱뇽 때리는 '훈이' 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롱뇽 때리는 '훈이'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도롱뇽 "환경파괴로 종로에 못살겠다" 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롱뇽 "환경파괴로 종로에 못살겠다"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이날 낙선투어 현장엔 서울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청년총선네트워크, 전국세입자협회 등 서울 및 종로 지역 환경·시민 단체 등도 함께 했다. 이들은 오 후보의 낙선 대상 이유를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 반대 ▲뉴타운·재개발 광풍 부채질 후 책임 전가 ▲경인운하·세빛둥둥섬 추진으로 인한 환경 파괴 및 혈세 탕진 등으로 꼽았다.

손팻말 캠페인과 함께 각종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유동림 참여연대 간사는 최근 자유경제원의 이승만 전 대통령 찬양시 공모전 풍자 작품으로 인기를 모은 '세로시 찬가'를 준비해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유 간사는 시를 읽기 전 "만에 하나 당선 된다면 이런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해 달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행간을 잘 파악해 달라"고 말했다.
'가로'로 쓰여진 오세훈(?) 찬가 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가로'로 쓰여진 오세훈(?) 찬가2016총선시민테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오 후보의 낙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오 후보가 내건 '종로구 백사실 계곡 명소화' 총선 공약도 반환경적 의제로 도마에 올랐다. 백사실 계곡 보호종인 도룡뇽 탈을 쓴 참가자가 먼지떨이를 들고 오 후보를 향해 흔드는 퍼포먼스도 함께 선보였다. 명소화로 계곡이 개발 되면 일대에 살고 있는 도룡뇽을 비롯한 친환경 보호종들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윤숙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시장직에서 물러난 일을 언급하며 "(오세훈 후보는) 아이들의 먹을거리로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활용하고 이 일로 국론을 분열시켰다"면서 "지난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을 기억하고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호 세입자거주권 공동 대표도 오 후보의 뉴타운 정책과 용산개발지구 한강르네상스 사업, 세빛둥둥섬 세비 낭비 사례 등을 열거하며 "그런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집값이 마구 폭등해서 많은 사람이 주거권 훼손으로 고통받았다, 선거에 나서기 전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먼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총선넷은 오세훈 후보를 첫 시작으로 오는 7일 인천 남구을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 인천 서구을의 황우여 후보를 거쳐 전국 단위의 낙선 투어를 벌일 계획이다(관련 기사 : 총선넷, 낙선 대상 35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오세훈 #총선넷 #낙선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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