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청와대 부속실장, 3수만에 부산에서 승리

더민주 전재수,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 누르고 당선

등록 2016.04.14 00:12수정 2016.04.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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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저녁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자(더불어민주당)가 북구 구포동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13일 저녁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자(더불어민주당)가 북구 구포동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정민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 부산 북강서갑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전 당선자는 13일 세 번째 국회의원 선거 도전 끝에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날 저녁 전 당선자는 북구 구포동 선거캠프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선거 처음부터 끝까지 이웃에게 약속 드렸듯 이웃들 삶에 힘이 되는 사람,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람 전재수가 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 당선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맨손으로 지역을 일구고 닦아왔다"면서 "이웃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이웃의 문제가 저의 문제였고, 문제 해결이 정치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의 어려운 삶에 전재수가 있겠다"면서 "TV 속 국회의원이 아니라 삶 속에 함께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 당선자는 부산에서 야권 후보들이 약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전 당선자는 "부산은 새누리당에 사랑을 보내줬지만 새누리당은 그 사랑에 적절하게 보답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20대 총선에서 부산시민께서 이제는 부산의 정치를 경쟁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 당선자는 통상 당선이 확실시된 후보들이 지지자들로부터 꽃목걸이나 꽃다발을 받는 장면을 연출하는 대신 본인이 직접 해바라기를 건넸다. 전 당선자 측은 "유권자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의지로 당선자가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 김무성까지 뛰어들었지만 판세 되돌리지 못해

전 당선자의 선거사무소는 이날 저녁 내내 축제 분위기였다. 오후 6시에 맞춰 발표한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할 것이란 소식을 접하자 전 당선자 캠프에서는 일제히 박수가 터졌다. 이어 각지에서 야권 후보들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측 조사가 나오자 그때마다 캠프는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절정은 역시 전 당선자의 출구조사 발표였다. 전 당선자가 51.5%로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100여 명의 지지자는 용수철 튀어 오르듯 일제히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전재수"를 외치는 함성은 계속됐다.

이번 승리는 지역 밀착형으로 민심을 파고든 선거전의 승리였다는 평가이다. 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17만 장의 명함을 일일이 유권자들에게 나눠주었다. 수치로만 보자면 15만 명이 되지 않는 북강서갑 유권자 모두가 한 장씩은 그의 명함을 받았다는 소리다.


 13일 저녁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자(더불어민주당)가 북구 구포동 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13일 저녁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자(더불어민주당)가 북구 구포동 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민규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 열세라는 평가가 이어지자 김무성 대표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을 불러들였지만 전 당선자는 철저히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중앙당의 지원 유세도 고사하고 혼자 힘으로 현장을 누볐다. 참여정부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친노무현'계 인사로 분류되곤 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도 이곳을 찾지 않았다.  

전 후보 측은 이러한 현장 행보가 승리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조직도 공을 들여 새누리당 못지않게 되었고, 당보다는 인물로 민심을 잃은 새누리당 후보의 취약한 점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박빙의 선거전 승리하고 삼수 끝에 국회로

전 후보는 이로써 삼수 만에 국회행 티켓을 따냈다. 그동안 두 번의 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첫 번째 대결이었던 18대 총선에서는 박 후보가 18.8%P 차이로 여유 있게 전 후보를 따돌렸다. 4년 뒤 실시한 19대 총선에서도 박 후보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둘 사이 격차는 4.8%P에 불과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는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양측은 급히 선거전략을 수정했다.

애초 선거 초반 "3선의 힘"을 강조하던 박 후보는 선거 막판 "반성한다"며 "혼내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내용으로 현수막을 모두 바꿔 달았다. 이에 맞선 전 후보는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는 말에 지난 선거 결과를 덧붙였다. 야권 지지자들의 패배의식을 불식하려는 의도였다.

또 전 후보는 "3선의 힘"을 강조하는 여당 후보에 맞서 "내 삶에 힘이 되는 국회의원"이란 문구로 지역 밀착성을 강조했다. 전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문구가 "3선 국회의원이 나오더라도 내 삶에는 변화가 없다는 유권자들의 반응을 듣고 내건 것이었다"고 말했다. 

경남 의령 출생인 전 당선자는 만덕초등학교와 덕천중학교, 구덕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을 맡았고, 부산 북구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한 번의 구청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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