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부산 연제구 총선 당선자가 13일 저녁 연산동 선거사무소에서 부인과 함께 꽃을 들어보이고 있다.
정민규
'부산이 디비졌다.'지난 11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과 경남이 디비지고 있다(뒤집어지고 있다)"라고 말했을 때, 이를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문 전 대표의 말은 현실이 됐다.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더민주가 5석을 차지했다. 부산은 '새누리당 대패', '더민주 선전', '국민의당 돌풍'의 결과가 나온 4·13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최대의 이변 지역으로 꼽힌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지역주의가 고착화 된 이후 더민주 계열 정치인들의 지난한 지역주의 타파 노력에, 부산 유권자들이 응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5명의 더민주 당선자들은 모두 원외인사다. 이들 중 3명은 4번째 도전 끝에 금배지를 단다.
이들에게 금배지를 내준 새누리당 후보 중 4명이 재선 또는 3선을 노린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새누리당은 부산 공천에서 현역 의원이 스스로 출마하지 않은 사하갑과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생긴 기장 선거구를 제외하면, 15개의 선거구에 모두 현역 의원을 공천했다. '0%'의 현역 의원 교체비율을 두고, 새누리당 비판 여론이 일어난 바 있다.
더민주 5명 모두 원외인사, 이중 3명은 4수 끝에 당선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구 4곳에서 오차범위 내 1위를 기록해 이변을 예고했다. 개표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더민주가 5석을 얻었다. 당초 출구조사 1위를 기록했던 사상의 배재정 후보는 아깝게 고배를 마셨지만, 출구조사 2위였던 김해영·김영춘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가장 큰 파란이 일어난 곳은 연제 선거구다. 올해 39살로 공직선거에 처음 출마한 김해영 후보는 3선을 노리는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의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출구조사 때는 김희정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1.4%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김해영 후보의 역전승이었다.
부산진갑에서도 출구조사 2위로 나온 김영춘 후보가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렸다. 당초 출구조사는 3선을 노린 나성린 후보가 김 후보를 1.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남구을에서는 박재호 후보가 재선을 노린 서용교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박재호 후보는 이번 선거를 포함해 4번째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끝에, 드디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선거운동 초반부터 대이변을 예고한 북·강서갑의 전재수 후보는 약 10%포인트 차이로, 3선을 노린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렸다. 전재수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 북구청장 선거, 2008년과 2012년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 뒤, 4수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사하갑에서는 최인호 후보가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렸다. 최인호 후보 역시 지난 3번의 국회의원선거 낙선을 뒤로하고, 이번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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