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따뜻해진 기온에 강물의 수온이 오르면서 봄부터 조류 사체가 떠오르고 있다. 사체를 밀어내기 위해 공주보 선착장에서는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를 돌리고 있다.
김종술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가라앉았던 조류 사체가 떠오르자 수력발전소 쪽으로 유입을 막으려고 붉은 오탁 방지막을 쳐 놓았다. 밀려드는 조류 사체와 부유물 유입에 선착장에는 물고기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차까지 동원하여 힘겹게 조류를 밀어내고 있다.
상류 2km 지점 쌍신공원을 찾았다. 어김없이 죽은 물고기가 눈에 들어온다. 산란기인데도 10여 명의 낚시꾼들이 물고기를 잡으려고 연신 떡밥을 갈아 던지고 있다. 주변엔 온통 쓰레기 천지다. 멋쩍은 낚시꾼이 "고기가 안 나와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보았다. 죽은 나무와 수초 밑동에는 깨알 같은 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끼벌레 포자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불행하게도 물고기 산란장과 이끼벌레 서식하는 장소가 겹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이끼벌레 때문에 올해도 알에서 깨어날 물고기를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강바닥에 쌓인 펄층 때문에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바지 장화를 신고 온 양흥모 처장이 삽으로 물속 흙을 퍼올리자 시큼한 시궁창 냄새로 숨쉬기가 어렵다. 시커먼 펄 흙 속에는 붉은 생명체가 꿈틀거린다. 환경부가 수생태 4급수 오염지표 종으로 지정한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다. 낮은 물속에는 물벼룩까지 득시글하다.
악취 때문에 서둘러 백제보로 이동했다. 붕어, 마자, 눈불개 등 죽은 물고기가 널린 것은 공주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야생동물이 한 짓인지 머리가 사라진 물고기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체가 있다. 강물은 하얀 물거품에 검은색 기름띠까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