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베를린 별의 경주(Sternfahrt)
ADFC Berlin
베를린에서는 매년 6월 유엔이 선정한 환경의 날에 도시 곳곳의 출발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심으로 모여드는 별의 경주라는 이름의 행사가 진행된다. 별의 경주는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별이 모여드는 것처럼 진행되는 자동차 혹은 자전거 경주를 의미하는 독일어 단어다.
이 행사는 자전거를 탄 모든 이가 함께 자전거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동등한 권리와 자격을 갖고, 더 나은 자전거 시설을 요구하기 위한 자전거 시위로, 매년 베를린에서는 십만 명이 넘는 자전거인들이 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전거 시위다.
유럽의 도시는 대부분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도시 환경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더 나은 자전거 환경과 권리를 위해 시위를 하는 모습은, 유럽이라는 거대한 경계 속의 모든 도시가 다 자전거 친화 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자전거 친화도시로 이미 잘 알려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고 덴마크의 코펜하겐 등과 비교했을 때, 베를린의 자전거 교통 환경은 심각한 수준이다. 굳이 자전거 친화 도시와의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독일 자전거 클럽 ADFC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의 결과가 베를린 시의 자전거 교통환경 실태를 잘 보여준다. 베를린은 독일 주요 39개 도시 중 자전거 친화도에서 30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기사(
보행자가 '도시의 약자'? 베를린에선 예외)에서 언급했듯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파괴된 베를린 시 재건 당시 새로운 도시건축의 이상을 바탕으로 차량이 중심이 된 도시로 일부분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가 중간에 끊기고, 자전거길이 갖춰진 곳엔 어김없이 주차된 차량이 길을 막는다. 보행자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느라, 보행자와의 마찰이 생긴다. 뒤에선 거대한 버스와 트럭이 위협적인 운전을 한다. 때로는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가 너무 좁아서 의미가 없을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