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중국어선 불법조업4월 ‘꽃게 철’이 시작되자 어김없이 중국어선이 찾아왔다. 사진은 4월 9일 연평도 NLL(=북방한계선) 인근 수역에 진을 치고 있는 중국어선들이다. 중국어선은 연평도 앞에서 꽃게만 싹쓸이 하는 게 아니라, 대청도와 백령도 해역에서는 우리 통발을 싹쓸이 해 간다. 2014년 11월 정부가 해양경찰청(이하 해경)을 해체한 뒤,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더욱 증가했다. 서해 NLL 지역에 출몰한 중국어선 수는 2014년 월 평균 3800여척에서 2015년 월 평균 4900여척(11월 기준, 국민안전처)으로 늘었다. 1년 사이 28%, 한 달 평균 1000척 넘게 증가했다.
<사진제공 연평도어촌계>
인천시와 새누리당 인천시당이 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해경본부) 이전 대책으로 '해양환경관리공단' 인천유치를 검토키로 하면서 시와 새누리당이 해경본부 인천존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꿩 대신 닭'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정부가 지난 1월 19일 국무회의 의결로 예비비를 사용해 해경본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강행하자, '법률적·정치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지난 20대 총선 때 해경 이전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해경본부 인천존치 시민대책위'의 공개질의에 침묵했다. 그 뒤 해양환경관리공단 유치가 부각하자 해경 포기 논란으로 확산 된 것이다.
정부가 예비비까지 사용해 해경본부 이전을 강행했고, 이미 해경본부가 이전을 시작하면서 비슷한 규모의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해경이전으로 자존심에 금이 간 인천시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선 '꿩 대신 닭?'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997년 설립된 해양환경관리공단은 해양환경 보전, 해양오염 방제, 해양예선사업, 교육훈련, 연구개발, 국제협력 등을 벌이고 있다. 공단 본부 인력은 약 200여 명으로 인천 등 국내 12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시는 해경본부(약 260명)가 이전하게 되면 송도에 있는 해경본부 청사에 여유 공간이 생기는 만큼, 최근 해양환경관리공단 측에 이전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해양 분야 공기업 유치로 '해양도시 인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포석이다.
그리고 해양환경관리공단이 해양과 무관한 서울 강남에 있는 것보다는 해양도시 인천에 있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게, 시의 유치 전략이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또한 해양환경관리공단 유치에 적극적이다. 새누리당은 해경본부 이전이 확정된 만큼, 그 대안으로 해양환경관리공단을 인천에 유치해 해양도시의 면모를 갖추자는 것이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해경본부 전체가 이전하는 게 아니라 본부 인력만 옮기는 것이다"며 "이전경비 축소와 이전효과 극대화를 위해 송도 내 별도의 부지에 입주하는 것보다는 해경본부가 나간 자리에 입주하면 해양오염방제 업무 등에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민주 "대통령한테 한 마디 못한 새누리, 시민에게 사죄해야"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해경본부 인천존치와 대체기관 유치는 별개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인천시당은 "인천이 통일을 준비하고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대체 불가능한 인천의 필수 기관이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인천시당은 "해경본부 이전논란 초기 때부터 온 인천시민이 반대해도 대통령 눈치만 보던 '진박실세'들이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대체기관으로 성난 시민을 달래려 한다. 해경본부 이전에 대해 새누리당은 시민들에게 진심어린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한 뒤 "총선 결과를 두고 또 다시 '국회심판'을 탓 하는 대통령에게 또 다시 아무 말도 못하는 '진박실세'들을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런 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해경본부 이전 반대와 인천 존속을 지난 총선 때 인천시당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해경본부를 인천에 다시 찾아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작지켜야 할 것 안 지키고 공단 내세우는 것은 본질 호도"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중국어선 불법조업도 문제지만 서해는 지금 남-북-중 갈등에, 중-미 갈등까지 더해지고 있다. 인천이 남-북-중으로 이어지는 동북아시아의 국제 해양 도시로 성장하려면 국민 재난안전과 국제 갈등 완충역할을 할 해경본부가 반드시 인천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김 사무처장은 "바다에 있어야 할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육지에 있다면 당연히 바다로 와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기관인 해경본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정작 지켜야 할 해경은 지키지 못하고 공단유치를 내세우는 것은, '꿩 대신 닭'처럼 시민들에게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27일 연평도 주변 해역에 경비함정 1척을 증가 배치했다. 4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현재 약 180~240여척이 달하고 있으며, 연평도 해역에만 75% 가량인 130~190여척이 조업 중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해경본부 대신 해양환경관리공단, 꿩 대신 닭?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