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동주민센터 옥상에 상자텃밭이 가득 조성돼있다.
서울시제공
도시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도시농업은 기본적으로 도시민들의 휴식이나 힐링이 주목적이지만, 그 자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의 한 법대 4년생 노순호(25)씨는 남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려다 자신의 일자리를 얻게 된 경우. 3년 전 학교의 사회적기업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 4명과 함께 발달장애인의 사회적응을 돕고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동구밭'이란 이름의 도시농업팀을 꾸렸다.
발달장애인과의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다 한 청년투자회사로부터 투자까지 받게 된 그는 이제 서울시내 17곳에서 텃밭을 가꾸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졸업 후에도 취직하지 않고 이 일을 이어가겠다는 그는 "창업까지 한 만큼 이젠 제대로 해야겠다"며 야무진 꿈을 펼치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에 사는 이은수(53)씨는 아예 하던 일을 정리하고 도시농부 전문가가 됐다. 통신케이블 설치 사업을 하던 이씨는 일을 하고 다니면서 서울 도심에 의외로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5년전 사업을 정리한 뒤 마련한 건물 옥상에 텃밭을 가꿨다.
텃밭가꾸기가 사회환경, 기후변화에 유용한 일이란 것 깨닫게 된 그는 사회단체가 하는 도시농부학교를 마친 뒤 스스로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란 단체를 만들었고 이제 회원수 130명을 자랑하게 됐다.
이씨는 처음엔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고, 빗물을 받아 쓰고,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드는 등 자신의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는데서 시작했지만, 이젠 지하공간에서 버섯과 수경재배하기, 야산에서 표고버섯 기르기, 공원에서 허브 재배하기 등으로 관심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사업적으로 발전시켜볼 생각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하고 "어정쩡하게 시민운동과 사업을 같이 하면 둘 다 실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나의 목표는 전 시민들이 도시농사꾼 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400여명의 회원들을 상대로 텃밭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박종민 서울도시농업전문가회 회장(55)은 "참가자들에게 수확에 대한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팍팍한 도시생활로 인해 받은 상처를 힐링해주는데다, 아이들 인성교육에 이 만한 게 없으니 안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도시농부가 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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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곳곳이 논밭... 농사꾼들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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