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지역의 끝자락 꽃바위에 들어선 원룸들. 최근 언론들이 "원룸이 텅 비어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자 "너무 과장됐다"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나왔다
박석철
국내 조선업이 유가하락 등의 글로벌 경제환경과 맞물려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최대 조선소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동구)에서는 지자체를 비롯한 각계가 "위기를 극복하자"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대다수 언론에서 연일 구조조정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울산광역시와 동구청 등 지자체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4월 25일 현대중공업 사내협력회사 대표들을, 26일 현대중공업 경영진, 28일 백형록 현대중공업노조 노조 간부들과 잇따라 만나 의견을 청취한 후 5월 2일 정부에 울산 동구를 특별고용지원업종 및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조선산업 위기대응 10대 종합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어 3일에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원청과,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협의회·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업체협의회 등 하청과 함께 조선업종 원·하청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계 전반에서 위기 대처에 나서는 분위기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청도 3일 조선경기 침체 극복대책을 내놨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3일 오전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회 추경에 청장년 일자리 사업 7억 등 146억5천여만 원 편성하겠다"며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해당지자체의 위기 극복 대책의 주요 내용이 '조선업 실직자 등을 우선 채용해 80명에게 오는 5개월간 공원정비 및 시설물 유지관리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건설사업 조기 추진' 등이라 너무 안일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재벌개혁과 조선산업 발전 지원정책을 수립과, 노동조합이 빠진 정부와 정치권 구조조정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회사측에는 정몽준 대주주가 비상경영에 직접 나서고, 자구노력을 위해 사재를 출연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울산 동구청의 조선경기 침체 극복 대책은 울산 동구청은 이날 조선경기 침체 극복 대책을 발표하며 "일자리 창출 및 경제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비 2억 원과 시비 5억 원 등 총 7억원을 확보해 청장년일자리 사업을 이번 추경예산에 신규 편성했다"면서 "이 사업은 조선업 실직자 등을 우선 채용해 80명에게 오는 7월~11월 공원정비 및 시설물 유지관리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공근로 일자리사업으로 당초 예산에 3억9800만 원을 편성했던 것을 이번 추경에 4억6900만 원을 추가 편성해 8억6700만 원을 올해 동안 집행해 총 1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당초 예산에 7천만 원으로 편성했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이자보전자금)을 이번 추경예산에 4100만 원 증액해 총 1억1100만 원을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동구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울산신용보증재단의 경영안정자금을 대출 받을 경우 그 이자를 동구가 대신 내어준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대출받은 60억 원에 대한 이자를 동구가 대신 내겠다는 것이다.
동구는 이외 오는 2017년 건립 목표인 퇴직자지원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위하여 총 사업비 40억 중 부족분 10억 원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또 전통시장 기능보강 사업(4억원), 일산진 생활여건 개조(새뜰마을) 사업(8억2900만원), 방어진항 문화콘텐츠 연계 재생사업(3억원), 생활권 이면도로 개선사업(5억원) 안산삼거리 일원 도로개설사업(10억원) 등 대형 공사를 서둘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명호 동구청장은 "지난 4월 25일과 26일에는 김기현 울산시장과 함께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와 현중 임원진을 차례로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이 같은 대책을 수립했다"며 "저는 허허벌판에 조선소를 세우고 지난 40여 년간 어촌마을인 동구를 세계 최대의 조선산업 도시로 일궈낸 현대중공업 직원과 우리 동구 주민들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노동계 등에서는 직접 당사자인 동구청이 사태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장 수천 명의 구고조정과 하청업체의 폐업이 거론되는데도 소규모, 단기간의 임시 일자리와 건설공사 조기추진은 본질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2일 조선산업 위기대응 10대 종합지원 대책 중우선추진 과제로 ▲ 긴급재정 운영을 통한 경제활성화 지원 ▲ 조선업종 사내 협력업체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 ▲ 조선관련 중소기업의 지방세 징수유예 및 세무조사 연기 ▲ 이화산업단지 부담금 조기 지급 ▲ 전직·재취업 및 창업 지원 강화 ▲ 조선기자재 기업 국내외 마케팅 지원 확대 ▲ 조선해양분야 기술혁신 인프라 조기 구축 지원 등을 내놨다.
또한 중앙부처 협조과제로 ▲ 특별고용지원업종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 ▲ 울산 외국인력 지원센터 설치 ▲ 동구 퇴직자지원센터 건립 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건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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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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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에게 5개월 일자리? 안일한 울산 동구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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