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14년 5월 2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결국 혁신위가 이 같은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당 안팎에서 고루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외부인사 영입이 절실하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 대표는 2012년 총선 직전 새누리당에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됐지만 당의 전통적인 색채와는 정반대되는 '경제민주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당 안팎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더민주의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되어서는 그 권위를 활용해 20대 총선을 사실상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혁신위는 지금 이마저도 어려운 형편이다. 당선인 설문조사에서 혁신위원장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 이들이 새누리당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쇄신형 인사'로 구분 짓기 어려운 데다 이미 그 권위가 많이 손상된 이들이기 때문이다.
당장 당선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김황식 전 국무총리만 하더라도 그렇다. 김 전 총리는 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 등 국가 요직을 안정적으로 수행했지만 '파격적인 인물'은 아니다. 또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지만 정몽준 전 의원에게 패배하는 등 당 안팎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힘을 지니고 있지도 않다.
그 외에 거론된 김진홍 목사,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수성 전 총리, 인명진 목사, 조순형 전 의원,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등도 그와 비슷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땜질식 미봉책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추구하는 것은 총선을 패배했으니 한번 푸닥거리하는 차원의 혁신위가 아니다, 새누리당을 재창조하겠다는 그런 의미의 혁신위가 돼야 한다"라면서 "혁신위에서 마련된 안은 새 지도부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마누라 빼고 다 바꾸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혁신위는 총선 참패 원인 진단·계파해체 방안·정권 재창출 위한 혁신안 마련 등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총선 참패 후 부각된 '친박 책임론'은 인정하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70~80명이 친박인데 다 책임 있느냐, 지도급이 책임있는 것은 맞는데 이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나쁜 짓 했느냐"라며 "친박과 비박, 다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인준 놓고 계파 갈등 재연?한편, 이 같은 상황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당내 갈등을 재점화시킬지도 주목된다. '혁신형' 비대위를 통해 확실한 당 쇄신 작업을 요구했던 비박(비박근혜) 측이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당장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지금 내정이 된 것이라 전국위원회 (인준)를 통과해야 한다"라면서 "제 생각엔 전국위원회에서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만의 생각이 아니라 밑에서 부글부글하는 생각들이 그렇다는 말인 거냐"라는 질문에도 "그렇다, 전당대회를 관리하는데 비상대책위가 왜 필요하나, 위기를 타개하라고 필요한 것 아니냐"라고 답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많은 국민들이나 새누리당을 사랑하는 분들이 원하는 방향하고 다른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라면서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서 두, 세 달이라도 고통이 따르는 변화를 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 측은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쪽이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 "제가 보기엔 지금으로써는 제일 좋은 방안 중에 하나"라면서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아무 문제없이 혁신위가 (전통적인) 비대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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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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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의 '투트랙' 선택, 새누리당 '혁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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