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최순자 총장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가 교육부의 '프라임(PRIME: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에서 탈락한 뒤에도 최순자 총장이 자신이 구상한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면서 학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구조조정에 반대해 18일째 단식을 하던 주영광 총학생회장이 지난 14일 오후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까지 발생했지만, 최 총장은 자신의 의지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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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와 학생회 등의 동의를 얻지 못해 프라임 사업에서 탈락했음에도, 최 총장은 지난 13일 오전 단식 중인 총학생회장을 만나 '프라임 사업 추진 과정을 비민주적으로 진행한 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한 학사 제도와 일정에 관한 정책 수립 시 사전 의견 수렴에 관해서는 "정책 수립단계에서 학생들과 논의할 수는 없다, 사전에 논의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교행정에 간섭하는 것이다"라고 총학생회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프라임식 구조조정은 계속그리고 이날 오후 자신이 구상한 '프라임'식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며 공식 발표했다. 최 총장은 "인하대 특성화(=구조조정) 계획은 프라임 사업의 프레임(=틀) 안에서 그려지는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인하대가 가야할 길은 바로 기존에 그렸던 특성화 계획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 총장은 단과대학 10개와 학부 1개를 단과대학 7개, 학부 1개, 평생교육단과대학(야간과정)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프라임 사업 신청 시 제출했던 단과대학 구조조정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다.
다만 최 총장은 프라임 사업 때 계획한 미래수요융합학부의 학과 중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학과 신설은 포기하기로 했다. 프라임 사업 탈락으로 국비를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학과와 사회복지학과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또, 학과 정원 감축과 이동의 경우 학장협의회에서 결정한 학과 평가에 기반 해 총154명(사범대 75명 제외)을 신설 학과나 경쟁력 있는 학과 등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과대학 학과장들 전원 사퇴
최 총장이 구조조정을 강행하자, 반발이 거셌다. 문과·의과·사회과학대학 교수회가 반발했고, 자연과학대학에서도 학과 3개가 반발했다. 공과대학에서도 일부 학과가 구조조정을 반대했다.
특히, 문과대학의 반발이 거셌다. 문과대학은 9개 학과별로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학과장 전원이 지난 16일 최 총장의 구조조정 강행에 반발하며 보직을 사퇴했다.
총학생회는 최 총장이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총장 퇴진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뒤, 단과대학 학생회들이 참여하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프라임 사업 탈락 후 최 총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던 인하대교수회 또한 반발이 거세다. 인하대교수회는 18일 3차 대의원회를 열어 구조조정 논의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임시총회를 개최해 총장 퇴진에 관해 논의하기로 했다.
최 총장은 인문계열 학과에서 154명(사범대학 75명 제외)을 감원하고, 신설할 사회복지학과와 공과대학의 정원을 늘리려했다.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데다 학칙 위반 논란으로 확산되자, 정원 조정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한 발 물러섰다.
최 총장은 지난 19일 "지난 18일 교무위원회에서 중재안을 논의해 총64명(사범대 75명 제외)을 이동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이 같이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 사표는 '반려'한편, 최 총장은 프라임 사업 탈락 후 '총장직을 걸겠다'고 한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하고 탈락 후 추진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교수회와 학생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0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사장 조양호)에 사표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총장이 정석인하학원에 사표를 제출하자, 정석인하학원은 '이사장에게 직접 제출할 것'을 최 총장에게 요청했고, 최 총장은 정석인하학원에서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석인하학원은 인사소위원회를 열었는데, 인사소위는 사표 처리를 두고 '책임에 공감하며 수리하자'와 '기회를 더 줘야한다'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결국 인사소위는 '기회를 한 번 더 주자'는 의견을 조양호 이사장에게 문서로 보고했고, 조 이사장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석인하학원 관계자는 "다소 부족함이 있어도 취임한 지 1년 3개월 만에 사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1년여 만에 성과를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사소위에서 재신임 쪽으로 의견을 모아 이사장에게 문서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정석인하학원 인사소위에서 재신임 결정이 난 후, 최 총장은 18일 교무위원회 때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신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튿날인 19일 정원 조정 규모를 줄이는 안을 발표하며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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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프라임식 구조조정 강행... 학내 갈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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