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제 누호
이상기
이곳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유물은 금은과 청동기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큰 동물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청동에 금도금을 해 만든 유금마(鎏金馬)가 가장 눈에 띈다. 이 말은 한 번 달리면 천리를 가고 피땀을 흘린다는 한혈마(汗血馬)를 표현한 것 같다. 이것은 역사적, 미학적 가치가 있어 국보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이곳에 있다 섬서역사박물관으로 옮겨간 금은 죽절문(竹節紋) 향로도 유명하다. 이것은 하단부 받침이 죽절문이고, 상단부가 박산형(博山形) 향로로 이루어져 있다. 상단부가 백제 금동대향로와 비슷한 요소가 있다. 이것 역시 국보다.
청동기 유물 중에는 술잔, 향로, 솥, 항아리, 시루, 등잔, 동경 등 제기와 생활용품이 많다. 그중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것은 청동으로 몸체를 만들고, 그 위에 금과 은으로 도금을 한 코뿔소 술잔(錯金銀銅犀尊)이다. 1963년 흥평현 마두촌에서 발견된 것으로, 서한시대 청동기 유물 중 아주 특이한 모습이다. 이것도 국보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술잔과 향로, 솥과 항아리, 등잔, 동경 등은 실제 사용했다기보다, 묘에 넣는 부장품인 경우가 많다. 청동 향로 중에는 받침대가 쟁반형이고, 상단부가 박산형인 경우도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상단부 위쪽으로 손잡이 형태의 새를 만들어 달았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유물은 청동제 누호(銅漏壺)다. 누호는 일종의 물시계로, 물을 담은 통에서 물이 흘러나오게 한 다음, 부표의 눈금을 읽어 시간을 측정하도록 했다. 그 외 생활용품으로 동경과 등잔이 있고, 무기로 화살촉과 노(弩)가 있다.
정치도 잘했지만 문장에도 능했던 한무제